연말을 맞아 다국적제약사들이 올 한해 영업을 속속 종료하고 있다. 늦어도 크리스마스이브 전날인 23일까지 일을 마치고 휴가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빠른 곳은 이번주 초 마무리하는 곳도 있다.
'하루라도 더 벌자'며 연말을 꼭꼭 채워가며 영업을 진행하는 다수의 국내 제약사와는 다른 풍경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번 주 클로징(Closing)에 들어간다. 개인 연차를 사용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날짜를 골라 연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GSK 등은 이번 주 19일까지, 다케다 등은 23일까지 업무를 마감한다. 베링거인겔하임은 개인 연차를 써 자유롭게 클로징 날짜를 정할 수 있다.
일본계 A제약사는 조만간 영업 종료 후 연말 전 직원 해외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다국적 B사 관계자는 "늘 많은 업무와 함께 하다 보니 1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연말 휴가가 넉넉히 보장되는 편이라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재충전의 기회로 잘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사에게 다국적사의 조기 마감은 '먼 나라 얘기'다.
물론 이런 현상이 한 두 해 벌어진 것이 아니다. 다만 약값 인하, 리베이트 규제 등으로 어려운 시기에 다국적사의 이른 클로징은 마냥 부러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국내 C사 관계자는 "우리는 31일 오전 종무식을 하고 다음 해 1월 2일 시무식을 한다. 최근에는 다국적사와 품목 제휴가 많아 연말 휴무는 꿈 같은 얘기"라고 전했다.
국내 D사 PM도 "제네릭과 의원 영업 중심의 국내사는 영업 일수가 중요하다. 하루하루가 실적이다. 오리지널이 있어 고정적으로 매출이 잡히는 다국적사와는 영업 환경 면에서 차이가 있다. 신약 없는 설움"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