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주 수술 파문과 리베이트 적발 등으로 병원계에 냉기가 흐르면서 대학병원들도 연말 분위기를 다잡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각 병원들은 송년 회식 비용을 소정의 보너스로 지급하거나 미 사용 연차를 쓰도록 독려하는 등 음주 모임을 자제시키는데 노력하고 있다.
A대학병원은 최근 매월 지급되는 의국 회식 비용을 보너스로 대체하고 월급날에 맞춰 이를 각 통장에 이체했다.
A대병원 관계자는 22일 "최근 사회적 분위기가 송년회를 자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한 대학병원에서는 불의의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느냐"며 "흥청망청 회식비를 탕진하느니 연말을 맞아 가족끼리 외식이라도 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외식 상품권을 주는 방안도 고민했지만 연령별, 직능별 수요가 달라 현금으로 일괄 지급했다"며 "대신 송년회를 자제할 것을 당부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B대학병원도 마찬가지다. 이 병원은 병원장 명의로 협조문을 보내 연말 송년회 모임을 점심 등으로 대체하고 꼭 필요한 경우 오후 9시 이전에 마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이를 이행하기 위해 오후 9시 이후 법인카드 사용을 사실상 금지하고 필요할 경우 사유서를 쓰도록 조치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개인 모임이야 막을 수 없겠지만 적어도 병원 직원들끼리 과하게 음주를 하는 것은 막아보자는 취지"라며 "반발은 커녕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호응이 나오고 있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이러한 여력이 되지 않는 병원들은 아예 연차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연말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진료와 업무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연차를 쓰라는 것이다.
이는 3대 비급여 개선과 경기 불황 등으로 병원의 재정 사정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미 사용 연차 수당에 대한 부담을 덜어보겠다는 의도도 있다.
C대병원 관계자는 "사실 연말 분위기속에서 집중해서 일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며 "업무에 무리가 없는 선에서 미 사용 연차를 쓰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원이 수백명에 달하다 보니 연차 수당도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각 부서장들을 통해 적극적으로 연차를 사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