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사회 집행부와 운영위원회 간의 선거관리 규정 준용에 따른 갈등으로 경기도의사회의 회장 선거의 파행이 기정사실화 됐다.
경기도의사회 집행부는 의협 선거관리 규정을 준용해 선거를 치르겠다는 입장인 반면, 운영위는 선거관리위의 구성과 위원장 선정에 집행부의 입김이 거세게 작용했다며 '선거중지가처분' 신청 카드로 맞서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8일 경기도의사회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7일 공개된 경기도의사회 회장 선거 공고와 관련해 법적 대응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기도의사회 대의원회는 임총 소집 방해와 불신임 안건에 영향을 미친 행위 등을 사유로 들어 양재수 의장을 제명 처리한 바 있다.
반면 양재수 의장은 "전철환 부의장이 소집 공고한 임총은 실정법과 의협 정관, 의사회 회칙 등에 근거해 불법이자 무효"라며 "소집 공고는 사문서 위조 및 업무 방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행정 고발의 대상이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선거 공고의 주체인 선거관리위원회는 집행부와 대의원회가 추천해 구성토록 돼 있다는 점이다.
집행부 몫으로 4명, 운영위에서 5명을 추천받아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야 하지만, 집행부마저도 양재수 의장과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중 누구로부터 선거관리위원들을 추천받아야 하는지 판단을 내리지 못하면서, 의협 대의원회에 판단을 내려줄 것을 질의해 놓은 상태다.
집행부는 의협 대의원회의 회신이 오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임시방편으로 의협 선거관리 규정을 준용해 집행부가 새롭게 위원 4명을 추천하고 여기에 과거 선관위원들을 섞어 직무를 수행토록 했다.
이에 운영위 측 관계자는 "의협 선거관리 규정을 정확히 보면 '임기가 만료된 중앙위원회 위원장 및 위원은 후임자가 취임할 때까지 계속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나와있다"며 "이는 후임자가 결정되기 전까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고 지적했다.
선관위 구성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의협 선거관리 규정을 준용하면 집행부의 편의에 따라 일부 위원만 변경해 선관위를 구성할 수 없고 기존의 위원이 그대로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양재수 의장 제명 건으로 인한 법적 문제로 현재 운영위는 추천을 못하게 해놓고 집행부 몫으로는 4명을 추천했다"며 "나머지 5명도 예전 선관위원 10명 중에 집행부가 임의로 선출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의 선관위원 10명 중에 선발된 5명은 어떤 절차를 거쳐 선정됐는지 알 수 없다"며 "선정되지 않은 선관위원에 확인해 본 결과 집행부가 선관위 직무를 수행할 지 여부에 대해서 묻지도 않았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집행부 몫의 4명 추천도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도 나왔다.
운영위 관계자는 "5일 김남국 선관위원장과 다른 한명이 사퇴하자 집행부는 7일 진호성 전공의를 추가해 총 5명의 위원을 추천했다"며 "이는 집행부 몫으로 4명을 추천했다는 말과 다르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운영위는 선관위 구성과 규정 준용의 개선없이 선거 절차를 강행할 경우 법적 소송을 취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실제로 운영위 측은 선거중지가처분을 신청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집행부는 "의협 대의원회의 지침에 따라 절차와 규정을 준수했다"며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집행부 관계자는 "운영위나 양재수 의장 두 쪽의 편을 들은 바 없이 원칙에 입각해 공정하게 일을 처리했다"며 "경기도 대의원회의 상위 기관인 의협 대의원회에 자문한 결과 '법적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양재수 운영위원 자격을 인정하기로 한다'는 결론에 근거해 선관위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의 선관위원 중에서 집행부 임의로 위원을 선출했다는 의혹도 사실과 다르다"며 "선관위원을 구성한 근거가 다 있는데 이런 식으로 억측을 제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