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 안명옥 집행부가 업무파악을 위한 허니문 기간 속에 의료원 개혁 작업에 착수해 주목된다.
28일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안명옥 원장이 최근 대학병원 퇴임 교수 출신 채용방식을 탈피해 의료원 내부의 정년 스탭을 활용한 진료 시스템 개선 의지를 밝혔다.
안 원장은 기획조정실과 교육연구부 등 업무보고 과정에서 "고령층 의사가 왜 대학병원 정년퇴임 교수로만 구성되어 있느냐"면서 "의료원 내부에서 능력 있는 의사라면 정년 후에 채용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서울대병원 출신 전임 원장(박재갑, 윤여규)들이 지속한 모교 병원 중심 의료진 채용을 지적한 것이다.
그동안 의료원은 서울대병원과 의료진 파견 MOU 체결로 외과계 전임의 출신 젊은 스탭에 이어 거물급 정년퇴임 교수를 상당 수 채용하며 인지도 향상에 주력해왔다.
정년퇴임 교수의 경우, 적잖은 홍보 효과는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 명성과 진료 실적이 비례하지 않고 있다는 엇갈린 평가가 제기된 게 사실이다.
한 스탭은 "안명옥 원장이 정년 후에도 의료원 스탭을 재기용할 뜻을 피력한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대학병원에 비해 턱없이 짧은 60세 정년인 의료원 의사들이 애정을 갖고 환자진료에 더욱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명옥 원장 방식의 진료 시스템 변화도 예상된다.
안 원장은 현재 내과와 외과에 이어 진료과별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기존 원장들이 20분 업무보고 방식을 취했다면, 안 원장은 2시간 넘는 보고시간으로 진료과장과 의료진을 긴장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한 보직자는 "20분 예상하고 보고에 들어갔는데, 궁금한 사항을 꼼꼼하게 상세히 질문해 2시간이 넘어 끝났다"고 전하고 "업무 스타일이 기존 원장과 다르다는 점에서 진료과별 보고내용을 전면 수정하는 등 잔뜩 긴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안 원장 취임 후 원내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사실이나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모 스탭은 "안 원장에게 거는 기대감은 올바른 원칙과 도망갈 사람은 아니라는 것과 지원 예산 확보 등 세 가지"라면서 "병원 조직 운영 경험이 미숙하다는 점에서 의료원이 빠른 시일 내 안정화될 수 있을지 확신하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안명옥 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취임 100일(3월 31일)에 구체적인 경영계획과 실천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침체에 빠진 의료원의 사실상 전면적 체질 개선을 예고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