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역사나 버스 정류장에서 병원 주요 건물까지 운행하는 병원 셔틀버스가 대학병원들의 최대 골칫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환자와 보호자의 민원에 노선을 신설하면 대중교통 업계의 반발로 다시 폐지하고 또 다시 신설 요구가 들어오는 무한 반복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A대학병원은 2월 1일부로 인근 역사에서 병원 정문까지 운행하던 셔틀버스 노선을 전면 폐지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셔틀버스로 대중교통 수입이 크게 줄었다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노선 폐지를 결정했다"며 "해당 버스는 교직원 출퇴근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병원이 지난 2010년에도 셔틀버스를 운영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2012년 노선 운행을 중단했다 2014년부터 다시 노선을 재개했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환자, 보호자들의 민원과 대중교통 업계의 민원이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병원이 지난 2010년 셔틀버스를 도입하자 인근 대중교통 업계들이 해당 구청과 서울시청은 물론, 병원 게시판까지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셔틀버스로 인해 병원으로 가는 손님들이 크게 줄면서 수익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자 해당 구청은 셔틀버스가 자칫 환자 유인행위가 될 수 있는 만큼 구청에서는 운행 자제를 요구했고 결국 이 병원은 노선을 폐쇄해야 했다.
문제는 이후에 일어났다. 셔틀버스가 없어지자 이제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온 것이다. 특히 상당수 대학병원들이 버스를 운영중이라는 점에서 서비스가 떨어진다는 평가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이 병원이 2014년 다시 셔틀버스를 운영하기 시작한 이유다. 그러나 악순환은 끝나지 않았다. 또 다시 노선버스 기사들의 민원이 쏟아지면서 결국 버스 운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이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의 또 다른 대형병원도 최근 셔틀버스 운행을 중단했다.
2가지 노선의 셔틀버스를 운영해 왔지만 인근 지하철역에서 출발하는 하나의 노선만 남기고 나머지 노선을 폐쇄한 것이다.
이 병원 관계자는 "지역 노선 버스에서 교통 흐름에 방해가 된다는 민원을 계속해서 제기하면서 결국 구청에서 중지해 달라는 공문이 나왔다"며 "어떻게든 노선을 유지하려 했지만 불가항력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이후 이 사실을 모르는 환자들은 계속해서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차라리 관련 법령으로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