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2주기 전문병원 지정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일각에선 전문병원제도는 엄연히 중소병원의 전문성 확보와 경쟁력 강화가 목적인데 대학병원 타이틀을 지닌 의료기관이 전문병원에 도전하는 게 형평성에 맞느냐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한강성심병원은 전문병원 지정을 위해 별도의 시설 및 시스템을 크게 보강할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화상 전문병원 기준을 더 강화할 것을 제안할 정도로 월등한 스팩을 갖췄다.
그렇다면 한강성심병원은 왜 전문병원에 도전한 것일까.
<메디칼타임즈>가 직접 찾아간 한강성심병원은 주차장에 들어서면서부터 여느 대학병원과는 규모면에서 차이가 컸다.
게다가 현재 본관 건물 전체를 비워둔 채 신관과 노인센터 건물만 운영해 더욱 단출했다. 6개 병원을 둔 한림대의료원의 모태라는 수식어가 무색했다.
이쯤에서 잠시 한강성심병원의 역사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한강성심병원은 지난 1971년 한강성심병원으로 시작해 1982년 한림대학교가 설립되면서 강남성심병원, 춘천성심병원, 강동성심병원을 개원 확장했다. 이어 1999년 평촌에 한림대성심병원에 이어 2013년 한림대동탄성심병원까지 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 사이 한림대의료원의 출발점이 된 한강성심병원은 장기적인 경영난으로 3년전인 지난 2012년에는 생존을 위해 파격적인 긴축재정에 들어갔다.
생존을 위해 잔가지는 쳐내고 특화된 '화상' 진료에 승부수를 띄웠다.
껍데기는 버리고 알맹이를 채우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실행에 옮긴 지 3년째. 그 첫 성과는 전문병원 지정 쯔음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한강성심병원 입구로 들어서자 주차장에서 바라보던 것과 달리 활기가 넘쳤다.
환자는 의료진에게 인사를 건넸고 간호사과는 농담을 주고 받았다.
특히 7병동에 재활의학과 환자들은 중화상으로 재활치료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표정이 밝았다. 그 배경에는 7병동 간호사 전원이 레크레이션 강사 자격증을 따는 노력이 깔려있었다.
중환자실 한켠에는 중화상으로 전신에 붕대를 감은 환자가 누워있고 그 옆에선 의료진이 중화상 환자를 치료 중이었다. 얼핏 보기에도 빈 병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화상치료실에선 상태가 많이 호전되거나 화상 정도가 경미한 환자가 치료를 받는 중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전욱 병원장은 "올해 1월 병원 수익은 전년 대비 70%을 육박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웃었다.
지난 2012년,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병원 규모를 대폭 축소할 수 밖에 없었던 당시의 씁쓸합을 얘기할 때와는 달리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그는 현재 한강성심병원의 재정상태를 묻는 질문에 "이제 완전히 살아났다"고 했다.
조직을 최소하고 효율을 높이겠다는 그의 전략이 제대로 먹힌 것이다. 전문병원 지정은 그 과정 중 하나였다.
한강성심병원의 재도약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최종 목표는 세계 유명 화상전문센터와 어깨를 견주는 병원으로 성장하는 것.
전 병원장은 상급종합병원도 재신청해 과거의 명성을 되찾겠다고 했다. 또 2017년 본관 건물에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면 수련병원 재지정도 노리고 있다.
현재 공사 중인 본관은 약 200병상 규모로 이곳은 혈관질환을 주로 실시하고 수술실과 입원실, 중환자실 등을 신관과 별도로 운영할 계획이다.
화상진료의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지역 병원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전 병원장은 "병원 규모가 작아진 만큼 가족같은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결속력이 높아진 것이 재도약을 준비하는 데에는 오히려 도움이 됐다"면서 "다시 경영을 정상화해서 과거 한림대의료원의 모태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병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