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병원계 경영악화의 핵심 요인으로 떠오른 3대 비급여 개선안의 2단계 실시를 앞두고 병원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병원들의 대표단체인 병원협회는 이렇다할 대안을 찾지 못해 어두운 표정이다.
병원협회 박상근 회장은 10일 신년을 맞아 실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선택진료비 등 3대 비급여 개선안 1단계를 진행하면서 각 병원들의 경영이 매우 악화됐다"며 "2단계는 도저히 수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3대 비급여 개선안에 따르면 1단계에서 선택진료 지정 의사 비율을 80%로 줄인 데 이어 2단계에선 65%까지 더 줄여야 한다. 또 9월부터는 상급종합병원 일반병상 확보 비율도 50%에서 70%까지 확대해야한다.
지난해 급한 불은 껐지만 올해 한 단계 더 강화하면 상당수 병원이 경영난을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게 박 회장의 설명이다.
병협은 선택진료비 축소에 따른 각 병원의 경영난의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정부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내달 3월 초 선택진료 제도 개선 공청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의 3대 비급여 개선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제도를 바로 잡기에 앞서 공청회를 통해 실태를 제대로 알리자는 얘기다.
게다가 올해 9년 만에 논의 물꼬를 튼 식대수가 인상도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지지부진하고 있어 각 병원들의 헛헛함을 달래주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쯤되자 병원협회는 오는 5월 수가협상에 더욱 사활을 걸고 있다.
박상근 회장은 "지난 10여년간 수가협상은 말 뿐인 '계약'에 불과하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고시안과 다를 게 없다"면서 수가협상 틀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수가협상에 앞서 정부 측에 현재 일선 의료기관의 재정 실태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할 계획"이라며 "무조건 수가 인상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데이터를 통해 정부를 설득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실상 지금의 저수가 체계에서 재정순증 없는 수가개편은 임시방편책에 불과하다"면서 "병원 경영난으로 의료가 왜곡되면 결국 가장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가는 만큼 정부도 재검토 해야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