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의 근거로 제시되는 "한의대에서 충분히 교육받는다"는 주장이 거짓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방사선학, 진단검사의학, 병리학 등의 교수진은 의사 면허가 없고 관련 학위도 전무한 개원 한의사가 가르치고 있어 교육의 수준이 매우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12일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한의과대학에서 이뤄지는 현대의학 관련 교육이 무자격자에 의해서 제공되는 등 내용이 매우 부실하다"며 "한의대 교육 이수를 근거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주장하는 것은 허무맹랑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한의사협회는 "의대와 한의대의 교육과정이 75% 유사하고 진단방사선학과 진단의학 등 관련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의협의 이 같은 분석은 K대 한의과대학의 교과 과정을 분석한 결과에서 비롯됐다.
의협은 K대학 홈페이지 등 공개된 자료를 확인한 결과, 방사선학, 진단검사의학, 병리학, 응급의학 등 현대의학 관련 개설교과목의 교수진이 교육을 할 만한 자격이 있는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강조했다.
한의사의 X-ray 사용 근거로 많이 활용되는 한의대 방사선학 수업의 경우, K대는 3학년에 과정이 개설돼 있지만 교수진 4명 모두가 의사 면허가 없고 관련 학위도 전무하며 개원한 한의사일 뿐이라는 것이 의협 측의 판단이다.
의협은 "이들은 K대학 전임교원이 아니며, 객원교수인 상황으로 상식적으로 어떻게 이런 수준의 교수진이 초음파나 X-ray 등을 가르칠 수 있는지 개탄스럽다"며 "진단검사의학의 경우도 교수진은 의사 면허가 없는 한의사이며, 병리학 등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의협 신현영 대변인은 "대학교육의 질적수준은 교수진과 시설 등 인프라에 대한 종합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교수진이 무자격자 내지는 역량이 부적합한 사람으로 구성돼 있다면, 변명의 여지가 없이 부실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근거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음파나 X-ray 등 의료기기를 사용하기 전에 검증된 교육과정을 통한 면허인정이 선행돼야 하지만, 해당 한의대조차도 질이 낮은 교육수준과 임상실습이 부재한 상태임을 확인했다"며 "누구나 조금만 유심히 살펴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을 왜곡하고 조직적인 거짓말을 통해 국민 건강에 위해가 되는 주장을 하는 것은 전문가 단체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