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는 병·의원은 양도 시장에 내놓지 않는다. 양수하기 전 잠입 등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양도·양수가 일반 개원에 비해 편리한 만큼 양수 이전에 철저한 조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시의사회는 지난 14일 의사회관에서 개원을 준비 중인 의사 160여명을 대상으로 '개원준비 회원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시도의사회 차원에서 개원 준비를 돕는 세미나를 개최하는 경우는 서울시가 처음이며 서울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 현장은 경기불황에 개원 시장도 얼어붙었다는 업계의 하소연과 달리 개원을 희망하고 준비하는 의사들로 가득찼다.
개원시장이 어렵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개원 준비를 돕는 세미나가 성행하는 이유가 뭘까.
서울시의사회 최승일 총무이사(강남에이스성모안과 원장)는 "의사들은 전문의를 따고, 봉직의를 하면서도 개원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과거와 비교하면 개원 비율이 크게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힘들어도 개원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최승일 총무이사는 '개원준비과정 및 노무' 강의에서 "최근 개원 시장은 신규 입지를 찾아서 개원하는 것보다는 기존에 있던 병·의원을 양도·양수하는 경우가 특히 많다"고 분석했다.
양도·양수가 일반 개원보다 준비가 덜 힘든 데다 비용도 더 저렴하고 기존에 해당 병·의원이 갖고 있던 환자풀이 있어서 시작이 덜 힘들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대신 양도·양수를 하는 병·의원이 망해가는 곳인지, 원장이 할 수 없이 넘기는 것인지를 잘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래도 잘 되는 병·의원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시장조사가 중요하다. 해당 병·의원에 일주일 정도 잠입해서 시장조사를 해보고, 원장에게 급여 청구액이 어느 정도 되는지 최근 3년치 자료를 요청해서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개원 인테리어 업체 선정에 대한 노하우도 공개됐다.
세미나에 참석한 한 이비인후과 개원의는 "인테리어가 개원 준비 과정 중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병·의원 1200여곳의 인테리어를 담당한 경력을 갖고 있는 인테리어 전문업체 이다스 이동원 대표는 업체 선정 팁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건설업 관련 업체는 면허가 있어야 한다. 실내건축면허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병·의원 인테리어는 알음알음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면허가 없는 프리랜서가 많다. 이들에게 맡기면 공사의 주체가 원장이 될 수 있어 문제가 생겼을 때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