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라면집, 인도풍 카레요리, 심지어 '건방짐'을 컨셉으로 잡는 개그맨까지 그야말로 컨셉의 전성시대다.
컨셉은 남들과 구별되는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차별화 전략이라는 점에서 요즘 같은 생존경쟁 시대의 필수인 아이템.
차별화 전략으로 성공한 병원을 찾아 컨셉에 대한 힌트를 들어봤다.
▲경쟁을 통한 독점, "특화 진료로 승부하라"
최근 특화 진료를 표방하는 의원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코골이 전문에서부터 어지럼증, 가슴 통증까지 특정 진료 분야를 내세우는 것은 입지와 인테리어 등 외형적 경쟁 요소의 부각이 어려워진 현 개원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개원 입지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반경 1km 내에서만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내과 등 동일한 전문과를 표방한 의원이 3~4개에 이르는 경우도 적지 않아 차별화 컨셉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
개원내과의사회 관계자는 "향후 노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내과에서도 순환기 내과의 특화 진료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진료 컨셉을 잡아야 경쟁을 통한 독점의 영역에 들어갈 수 있다"고 귀띔했다.
마포에 위치한 '내안애 내과'도 심장과 간질환 클리닉을 컨셉으로 좋은 성적표를 거두고 있다.
김창섭 원장은 "인구 고령화로 인해 점차 성인병 등 내과 질환과 암 발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명성이나 규모로 승부를 볼 수 없다면 특별한 포지셔닝을 해야 개원에 성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내안애 내과의 컨셉은 내시경 클리닉과 검진 영역 외에 협심증, 부정맥 등을 진단하는 심장 클리닉과 C형 간염, 지방간 등을 진단하는 간질환 클리닉, 골다공증 진단 등에 초점을 맞췄다.
고령화에 따라 심장 질환이나 골다공증의 빈도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일반 내과보다 노인층 환자를 적극적인 공략 대상으로 삼은 셈.
김 원장은 "소화기 내과를 전공한 데다가 심장과 간질환 등의 환자가 점차 늘어나 이쪽 분야를 특화했다"면서 "특히 간질환은 간 수치 등 데이터로 객관화 할 수 있기 때문에 진료에 편의성이 크다"고 밝혔다.
▲최고의 차별화 전략은 '친절' "환자 눈높이로 봐라"
일반의나 세부 전공이 없는 전문과는 어떤 차별화 전략을 써야 할까. 진료 영역에서 특화를 할 수 없다면 서비스 전략을 컨셉으로 잡는 것도 중요한 성공 키워드다.
서초구에 위치한 GF소아청소년과의원은 환자를 위한, 환자에 의한, 환자의 병의원을 표방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GF소청과의 특이한 점은 입구부터 접수 창구를 아예 '소아과 진료'와 '접종 검진'으로 나누어 놓았다는 것.
손용규 원장은 "소아 환자는 크게 진료를 받아야 하는 '아픈 아이'와 영유아검진이나 예방접종을 하는 '안 아픈 아이'로 나뉜다"면서 "접종을 하러 왔다가 감기에 전염될 수도 있어서 보호자와 아이를 위해 아예 접수 창구를 분리해 놨다"고 밝혔다.
눈높이 전략은 이 뿐만이 아니다. 소아 전문 피부관리사를 통해 아토피 피부의 관리법이나 목욕방법, 보습제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는 것.
게다가 소아 임상영양사를 고용해 의원 안에 갖춰진 주방 시설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이유식 만드는 방법까지 강의하고 있다.
GF의 뜻 그대로 병원의 문턱을 낮춰 소아 환자와 보호자에게 좋은 친구(Good Friend)처럼 느껴지는 친절 전략을 쓴 셈이다.
최근에는 의원급에서 거의 처음으로 열적외선 히터와 신생아 베드, 아토피 치료기기, 목욕 시설 등을 갖춘 '신생아 진료실'을 마련해 4개월 미만 소아의 진료에도 신경을 썼다.
손용규 원장은 "남들이 다 하는 것만 해서는 살아남기 힘든 게 지금의 현실"이라면서 "개원 전에 반드시 여러 병의원을 돌아다니며 컨셉을 구체화해 볼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