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회원 감소와 저조한 회비 납부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서울시 구의사회들이 재정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한 비책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회원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협동조합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성북구의사회에 이어 서초구의사회는 '구의사회 사무국 통합' 카드를 꺼냈다.
회원 수와 재정이 다른 구보다 넉넉하다는 구의사회에서 먼저 이 같은 아이디어를 내놨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초구의사회는 최근 정기총회를 열고 서울시의사회 건의 안건으로 '구의사회 통합'을 의결했다. 서초구의사회는 기존 2명의 직원을 이미 한 명으로 줄인 상태에다가 사무국도 이전할 계획이다.
서초구의사회 관계자는 "구의사회 전체 지출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0~60%를 차지하고 있다. 구의사회 재정이 조금씩 열악해지다 보니까 사무국 통합 안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가까운 구들끼리 사무국을 통합하면 건물 임대료나 인건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아가 구의사회를 줄이고 서울시에 각 지부를 두는 방법도 있다. 사무국 직원이 한 명만 있으면 휴가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복지가 열악해진다. 2~3곳 정도는 사무국을 합쳐서 직원을 두 명만 둬도 복지 등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서울 25개구 중 의사회 사무국과 인력을 통합 운영하는 사례가 실제로 있다.
도봉구와 강북구, 동대문구와 중랑구 의사회도 사무실을 함께 사용하면서 운영비를 줄이고 있는 케이스다.
양천구와 강서구 두 개 구의사회도 한 사무실을 사용하면서 2명의 직원이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양천구의사회 관계자는 "양천구가 강서구에서 분리되면서 의사회도 나뉘었지만 사무국과 인력은 20년 넘도록 함께 운영하고 있다. 회원들도 원래 다 알던 사이였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동운영으로 의견이 모인 것이다. 두 개 구의사회 회원 수에 비례해 인건비와 사무실 유지비를 분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회 예산 중 지출 대부분이 직원 월급인데 사무국까지 나눴으면 운영비가 더 많이 들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점점 구의사회 살림이 어려워질 것을 고려하면 사무국 통합운영은 재정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서초구의사회가 꺼내 든 사무국 통합 카드에 다른 구의사회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등포구의사회 관계자는 "아이디어가 좋고 참신하다. 회원 수가 수백 명 되는 규모가 큰 구는 어려울지 몰라도 작은 구들은 통합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