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에 2009년 이후 70여곳 정도의 병의원 원장이 경영난을 못이기고 폐업했다. 정부는 보건의료발전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노원구의사회 장현재 회장은 지난 6년간의 임기를 마치면서 아쉬움을 담은 소회를 털어놨다.
장현재 회장은 24일 노원문화회관 내 리더스나인에서 열린 제28차 정기총회에서 개회사를 통해 "12년전 노원구 총무이사 시작으로 오랫동안 의료계 회무를 봤다. 오늘 그 짐을 벗는데 시원 섭섭하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2009년 노원구의사회장에 취임 이후 지역사회 봉사활동, 인재 지원, 유관기관과의 대화와 소통에 힘썼다. 노원구의사회는 청년의사회와 여성부를 비롯한 각종 모임이 활성화 돼 있다"며 "회원 여러분이 적극 동참한 덕분에 한미참의료인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효율적 간호인력 채용에 따른 일자리 창출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고용노동부 장관상 영예를 안기도 했다. 전국 200여 시군구의사회 중 단합 잘하고 참여율도 높고 회비도 잘 내는 일등 의사회로 인정받고 있다"고 자평했다.
저수가에 따른 회원들의 고통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장 회장은 "지난 6년의 회무를 돌아보니 아쉬운 부분이 남는다"며 "건강보험재정이 40조원 규모로 운영되고 있지만 2009년 이후 구내 70여곳의 병의원 원장이 경영난을 못이기고 폐업했다"고 말했다.
그는 "진료를 마치면 환자가 3000원에서 5000원을 내는데 커피 한 잔 값보다 낮은 진료비로 버티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토로했다.
그는 "OECD국가 중 우리나라가 가장 낮은 진료비로 높은 수준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커피 한 잔 값보다 낮은 진료비로 의료인을 착취했기 때문"이라며 "30년전에 만든 낡은 의료제도로는 의료를 둘러싼 무한경쟁의 현실적 문제를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의료계의 현실적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장 회장은 "정치권과 정부 관료들은 의료계의 위기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MB정부는 물론 박근혜 정부도 보건의료발전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계획이 없다는 것은 국정 최고 책임자가 보건의료에 대한 철학과 비전이 없거나 복지부 장관과 공무원이 직무를 유기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국민과 지역공동체, 국가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일차의료가 바로서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장 회장은 "가정과 지역공동체와 국가가 오랫동안 건강하기 위해서는 건강을 잃기 전에 관리하고 예방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일차의료를 맡고 있는 동네병원이 튼튼하게 뿌리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차의료가 바로 서기 위해 의정협의회에서 도출한 39개 아젠다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며 "의협과 정부, 정치권이 의료제도에 대해 전향적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