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홍보전이 본격 레이스에 접어들면서 출마한 후보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특히 최근 서울시 구의사회 정기총회가 이어지면서 각 후보들은 총회에 참석해 얼굴과 공약 알리기에 한창이다.
구의사회 정기총회를 찾은 후보들은 저마다 각자의 방식대로 회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구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회무와 행보에 대한 자랑부터 변화와 투쟁의 적임자임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 해당 구의사회를 소재로 한 삼행시까지 등장했다.
지난 24일 노원구 제28차 정기총회. 이날은 노원구 외에도 강북구, 강서구, 동대문수, 송파구 등 총 5개의 구의사회 총회가 열렸다.
바쁜 일정을 감안한 듯 총회 시작 전 조인성 후보(기호 3. 중앙의대)가 얼굴을 비쳤다.
이날 조인성 후보는 "지기만 하는 파업투쟁은 하지 않겠다. 지난해 원격의료반대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내면서 회원들이 입는 피해없이 원격의료 수그러들게 했다"며 "관련 법안의 국회 상정을 저지했고 예산도 삭감했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는 즉석에서 '노원구'로 삼행시도 지었다.
그는 "노, 노원구의사회가 최고입니다. 원, 원래부터 최고입니다. 구, 구의사회 중에 최고입니다"는 삼행시로 노원구의사회 회원들로부터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날 추무진 후보(기호 2. 순천향의대)는 의협 회장 자격으로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추 후보는 표면적으로 표심을 요구하진 않았지만 그 간의 회무를 통해 자신이 적임자임을 내세웠다.
추 후보는 "지난해 6월 회장에 취임한 이후 회원들이 가장 바랐던 화합과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원격의료도 막을 수 있었고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필두로 하는 규제기요틴 문제도 단식 투쟁으로 막을 수 있었다고 자신한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앞으로도 의협은 이런 안정 속에서 지속적 혁신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한마음으로 합심해 의협을 중심으로 과감히 저항하고 투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임수흠 후보(기호 1. 서울의대)는 다른 구의사회 총회 참석으로 노원구의사회 정기총회는 찾지 못해 김숙희 서울시의사회 부회장이 축사를 대독했다.
임 후보는 대독을 통해 "의료계는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있다. 지난해는 바람 잘 날 없을 정도로 혼란한 한해였고 앞으로도 의사들을 옥죄는 여러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서울시의사회는 의약분업 재평가와 선택분업 쟁취,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내용으로 하는 규제 기요틴 철폐에 힘 썼다"고 자평했다.
임 후보는 "이런 시기일수록 적극적인 참여와 의견의 개진 및 소통이 필요하다"며 "저를 비롯한 의료계를 책임지는 분들의 단합이 필요하다. 회원을 위해 진정성있게 접근하고 해결하는 자세만이 의료계를 끌고 가는 든든한 뿌리가 될 것이다. 무리한 의료정책의 시행을 막고 회원의 권익보호와 국민건강보호에 우리의 입장을 반영하도록 큰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회원 일각에선 후보들의 '전시성 발언'이 못마땅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한 회원은 "최근 의협회장 선거 운동을 보자니 국회의원 선거와 다를 것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마치 국회의원들이 선거운동 기간에만 재래시장을 방문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후보들의 말을 들어보면 훌륭한 말씀들이지만 전시성 발언에 가까워 보인다"며 "표심을 위해 구의사회를 찾았으면 그 지역의 애로사항은 뭔지 정도는 알고 와야 하는 것이 기본 아닌가. 자세히 들어보면 이 후보나 저 후보나 모두 같은 말만 하고 있다. 지역을 찾을 때는 최소한 그 지역의 문제와 해결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진정성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