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다를 줄 알았는데 또 다시 6000여표 회장이 나올 것 같다."
제39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운동 시작 첫 주, 의료계 반응은 차갑다 못해 얼어붙었다.
의협 선거관리위원회는 2년 연속 회비 완납자 기준으로 총 투표권자는 4만 4414명으로 확정됐다고 26일 발표했다.
지난해 보궐선거 전체 투표권자 3만 6083명에 비해 8331명이 늘어난 수치이다.
이미 표 분석을 마친 5명 후보(기호 1번 임수흠, 기호 2번 추무진, 기호 3번 조인성, 기호 4번 이용민, 기호 5번 송후빈)는 우편투표와 인터넷 투표를 합쳐 1만 5000표에서 2만표 사이에서 투표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1만 의사 수장이 '6000~7000표 회장'이라는 구태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의협 선거의 승패는 조직력과 이슈 파이팅이다.
어느 후보가 개원의와 전공의, 봉직의 고정표를 확보할 수 있는 단단한 조직력을 갖고 있느냐, 또 어느 후보가 민초 회원들에게 진정성을 갖고 다가가느냐에 당락이 갈린다는 의미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후보 1명을 제외한 4명 모두가 현직 회장이라는 점이다. 이미 출발 지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의사협회와 광역의사회 등 현직 프리미엄을 활용한 세몰이로 수도권의 경우 나눠먹기 방식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문제는 부동표이다.
답답한 의료현실을 속으로 삭이며 진료에 매진하는 지역 민초 의사와 대학병원 교수 등 주인 없는 표밭을 누가 선점하느냐가 관건이다.
후보자별 무기를 장착해 발포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지만 화력은 양이 아닌 질이다.
침묵 중인 바닥 민심을 움직일 수 있는 흐름 파악이 중요한 이유이다.
조직력과 참모 말만 믿고 안심하다 기탁금(5000만원)도 못 찾아간 전례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후보 사이의 합종연횡 움직임도 이번 선거전의 또 다른 복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