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의사협회 회장 선거에서 누가 유리합니까."
최근 세종청사에서 보건복지부 국과장을 만나면 항상 듣는 질문이다.
얼마 전까지 '의협 회장 선거 누가 나오냐"에서 판세 질문으로 바뀐 걸 보면 회장 선거 본 게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반증이다.
판세에 대해 썰(?)을 풀고 기자는 공무원들에게 되묻는다.
어떤 후보가 의협 회장이 되면 좋겠냐고. 답변은 의외로 싱겁다.
"누가 되던 저희(복지부)야 상관있나요. 잘 맞춰 나가야죠."
직역하면 투쟁 또는 대화, 물밑 협상 등 어떤 색깔의 인물이든 개의치 않겠다는 의미이다.
그동안 보건의료 정책을 보면 이해가 간다.
영상수가 인하에 이어 7개 질환군 포괄수가제 전면 확대, 원격의료 시범사업 등 의협 저항에도 불구하고 복지부가 정한 정책 기조대로 추진됐다.
의협이 보인 행태도 무관하지 않다.
의협 회장은 11만 대한민국 의사를 대표하는 수장이다. 하지만 현실은 개원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수호, 경만호, 추무진 등 역대 직선제 의협 회장이 6천여표로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11만 의사회원 중 개원의와 전공의 등 2만 명도 안 되는 저조한 투표 참여로 6천표에서 승패가 갈린 셈이다.
회장 당선 첫날부터 반대 세력의 비판과 비난이 이어졌고 당선을 도운 세력들의 감투싸움과 진료과별 엇갈린 이해득실로 임기 내내 몸살을 앓은 게 의협의 현 주소이다.
다시 말해, 누가 당선 되더라도 의협 구태가 반복되는 한 복지부 정책 기조에 절대적 영향을 미칠 상황은 희박하다는 시각이다.
한 공무원은 "얼마 전 의협과 가진 간담회에서 깜짝 놀랐다. 한 의사회에서 제안한 사항을 참석한 다른 과 모든 의사회에서 강하게 반대했다"며 "의협도 중재 역할을 못했다"며 의료계에 대한 실망감을 내비쳤다.
복지부가 두려워하는 의협 회장은 한 직역이 아닌 11만 의사를 리드할 수 있는 진정한 의료계 수장이다.
의협 회장 선거 그 다음이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