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를 이끌어 나가는 주축 세대인 40~50대는 '투쟁'보다 '협상', '소통'을 더 중요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주관심사는 '먹고 사는 일'인 것으로 파악됐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서울시 25개 구의사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의사 97명을 대상으로 '투표가 답이다'란 주제의 설문조사를 했다. 특히 응답자 10명 중 7명을 차지한 40~50대의 생각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40대와 50대는 2000년 의약분업 당시 각각 전공의와 개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세대로 선배들의 투쟁, 정책이 적용되는 과정을 직접 목격하고 고스란히 겪어 왔다.
설문조사 결과, 대한의사협회장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40대는 내부 소통·포용력을 1순위로 꼽았지만 50대는 협상력을 먼저 선택했다.
투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대답은 뒤로 밀렸다.
2000년 의약분업 투쟁을 바로 곁에서 지켜본 세대인 만큼 투쟁의 효과를 잘 알고 있는 데다가 2013년부터 의사대회, 여의도 대규모 집회, 집단 휴진까지 투쟁을 직접 해봤던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는 40대와 50대의 생각 경향이 같았다. 차기 의협회장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정책 현안으로는 각각 60%, 69%가 '저수가 해결'이라고 답했다. 규제기요틴 저지, 원격의료 저지 등이 뒤를 이었다.
결국 먹고 사는 일이 눈앞에 닥친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다.
설문에 참여한 서울의 한 개원의는 "5명이나 되는 대한의사협회장 후보의 공약 중 40~50대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줄 만한 눈에 띄는 것은 눈에 띄지 않았고, 표심과는 다른 방향의 이미지만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저수가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고 하지만 눈에 띄는 공약은 보이지 않는다. 5명의 후보 모두 저수가 해결을 고민하고 있다고 하지만 차등수가제 폐지, 노인정액제 개선 등 기존에 나오던 이야기 말고는 없다"고 말했다.
선거 기간에 주요 화두로 떠오른 선택분업 추진에 대한 응답률은 24.2%(40대), 15.4%(50대)에 불과했다.
특증 후보의 지지 성향을 파악하기 질문에는 상당수가 무응답으로 답했다.
서울시 구의사회에서만 설문조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후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보다는 '무응답'이 40대 28.2%, 50대 24.2%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40대는 후보자를 선택할 때 후보자의 과거 언행을 가장 먼저 염두에 뒀고, 공약과 후보자의 이미지를 본다고 답했다. 반면, 50대는 10명 중 7명이 공약을 본다고 답했다.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으로는 '선거권자 기준 완화'와 '온라인 투표 확대'가 꼽혔다.
40대는 선거권자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36.4%로 가장 많았고 온라인 투표 방식 확대가 뒤를 이었다. 50대는 38.5%가 온라인 투표 방식 확대를 1순위로 꼽았고 선거권자 기준 완화, 후보자의 홍보 횟수나 방법 확대 등을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