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 건강보험 재정이 임계점에 도달한 상태에서 국민 건강증진 사업이 유일한 대안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장석일 원장(53, 산부인과 전문의)은 2일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에서 개발원 역할과 당위성을 이같이 밝혔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29일 건강증진개발원 초대 원장에 장석일 경희대 동서의과학통합연구소 소장을 임명했다.
장 원장은 충남 출생으로 가톨릭의대(90년졸)를 나와 의사협회 보험이사,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회 사회문화분과위원장, 산부인과의사회 부회장, 새누리당 보건위생분과위원장, 국민건강실천연대 상임대표 등을 역임했다.
이날 장석일 원장은 "건강보험에 편중된 시스템은 정부와 직능, 전문가 단체의 갈등 등 국민 건강 측면에서 불안한 요소가 많다"면서 "개발원을 중심으로 건강증진이 유일한 대안으로 해야 할 일과 무한하고 당위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1월 한국건강증진재단 설립으로 출발해 2014년 7월 국민건강증진법에 의거 한국건강증진개발원으로 출범한 개발원은 49명 정원에 총 185억원 예산으로 올해 살림을 진행한다.
올해 핵심 사업은 중앙부처와 지자체 컨트롤타워 기능의 근거중심 건강증진 정책 수립과 민간보조사업 등 건강증진기금 성과평가 강화, 국가금연사업 성공적 수행, 건강증진 네트워크 강화 등 5개항이다.
장석일 원장은 "중앙부처와 지자체의 중간자 역할로 소프트웨어를 개발, 지원하는 유일한 공공기관"이라면서 "자체 예산은 크지 않지만 건강증진기금(4300억원)의 78%를 개발원에서 관리한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그는 건강보험 재정 한계에 대비한 질환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어려울수록 더 걷기 보다 불필요한 예산 누수에 초점을 맞출 때"라며 "건강 관련 사업 예산이 제대로 사용됐는지, 사업비 지출 대비 비효율 사업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원장은 "건보 재정은 태평양의 외로움 섬으로, 직능단체는 보험 재정에 몰입해 국민 전체를 놓치고 있다"면서 "국회는 표를 의식해 건보 재정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모두 동의하고 인정하는 방법은 건강증진 사업이 아니겠느냐"며 개발원 역할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정부가 올해 중점 추진 중인 병의원 금연 치료도 개발원의 역점 사업이다.
장석일 원장은 "개발원이 금연사업에서 씽크 탱크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 니코틴 중독에 머물지 말고 정신과 등 다른 연구결과와 취약 아동 금연교육 등 할 일이 많다"고 했다.
그는 건강증진개발원의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지적을 일축했다.
장 원장은 "보건의료계도 개발원의 필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며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 직원들이 힘들어 하나 내년도 예산 확보를 위해 가시적 수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계 일각이 제기하는 '친박 보은성' 인사 의혹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장석일 원장은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부인하고 싶지 않다"며 "다만, 건강증진을 위해 적임자가 왔다면 하등의 문제가 없다. 의료계와 정부 모두를 잘 알고 있다. 국민건강실천연대에 어떤 연구용역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개발원이 국회 요구로 떠밀려 만들어진 부분이 없지 않아 예산과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내년도 예산부터 출발시점으로 보고 있다. 개발원장으로 온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