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KTX타고 서울로 떠나면서 지방 흉부외과 의사의 손이 놀고 있다. 수술건수가 줄어드니 의사들도 예전 실력이 안 나온다. 대책이 시급하다."
이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흉부외과 의사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또한 (가칭)대구 국가심장수술센터 설립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계명대병원 박남희 교수(흉부외과)의 고민이기도 하다.
박 교수는 최근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대구지역 내 심장수술을 하는 흉부외과 의사 대표로 이 문제를 해소하고자 대구지역에 5개 병원이 참여하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미 지역 내 14명의 흉부외과 의사(심장수술 분야)는 물론 5개 병원장이 이를 지지한다는 서명을 받은 상태.
국가심장수술센터란, 지역 내 흉부외과 수술을 활성화 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방의 경우 워낙 수술 건수가 적고 의료진도 부족하니 센터 한곳으로 수술을 몰고 대신 최상의 시설을 갖춰 효율화를 꾀하자는 취지에서 도출된 모델.
다시 말해 권역응급의료센터처럼 권역 내 중심이 되는 심장수술센터로 집중화를 통해 효율화를 꾀하자는 계획이다.
그가 생각하는 현실적인 국가심장수술센터 모델은 60병상, 의료진 110명 규모로 외래 없이 수술 및 연구에 집중하는 개방병원 형태.
대구지역 5개 대형병원에서 환자 이송을 신속하게 할 수 있고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15분 이내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부지가 적절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센터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흉부외과의 뼈아픈 얘기를 꺼냈다.
"한국의 심장수술(관상동맥우회술) 사망률은 선진국 대비 2배 이상 높다. 왜일까. 수도권 내 병원의 심장수술 결과만 보면 선진국과 다를 바 없다. 문제는 지방 병원의 수술결과가 한국의 평균을 깎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에 심장 수술환자가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빠져나가면서 수술할 기회가 없는 지방의 흉부외과 의사들은 수술실적은 물론 수술 후 사망률에서도 저조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오죽하면 지방 병원때문에 심장수술 사망률 평균을 낮추고 있다는 얘기를 꺼냈을까.
그는 "수술 건수가 많은 대형병원이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우수한 시설 및 장비를 갖춘 것 이외에도 수술 경험이 많을수록 술기도 좋아지고 수술 후 관리에서도 노하우가 쌓이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또 다른 고민은 지역 내 흉부외과 레지던트가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구지역의 경우 2015년도 흉부외과 전공의 지원율을 0%로 단 한명의 레지던트도 찾지 못했다.
심장수술 건수가 없으니 전공의 지원율도 떨어지는 게 당연한 수순.
그는 "당장 레지던트를 구하지 못하는 것도 걱정이지만 더 문제는 향후 심장수술 전문의 확보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지방 흉부외과의 현실은 한국 전체 흉부외과의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국가심장수술센터는 지방간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