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제7대 황휘 회장은 16일 취임 후 첫 가진 기자간담회 대부분을 협회 회원사 다국적기업들의 역할을 강조하는데 할애했다.
황 회장이 밝힌 역할론의 핵심은 간단하다.
다국적기업들이 국내시장에서 많은 수익창출을 해왔고 여러 특혜를 받아온 만큼 앞으로 국내 제조사들에게 그 혜택을 고스란히 돌려주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
그는 “협회 7대 회장단은 지금까지 외투법인들이 법규·보험위원회 등 협회 위원회 활동을 통해 한국시장에서 제품 판매를 할 수 있는 (유리한) 길을 모색했고 또 수혜를 받은 만큼 이제는 그 혜택을 국내 제조사들에게 넘겨줘야 할 때가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외투법인들의 선진적인 의료기기 제조기술·마케팅·유통시스템·윤리경영(Compliance) 등 모든 노하우를 국내 제조사에 전수하고 공유함으로써 협회가 외투법인·수입사·제조사를 하나로 묶는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3년 임기 내 역할론을 강조했다.
이 같은 역할은 협회 ‘미래융복합육성위원회’(위원장 박현구·지멘스 사장)가 진행하는 소위 ‘매칭 프로젝트’를 통해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협회가 밝힌 매칭 프로젝트란 외투법인들이 국내 제조사와 1:1 매칭으로 의료기기 제조기술·마케팅·유통·인허가 등 모든 노하우를 전수해주겠다는 것.
구체적으로는 외투법인 노하우를 전수받기 원하는 국내 제조사가 온·오프라인 경로로 협회에 신청하면 협회가 외투법인과 협의해 매칭을 완료하고, 일종의 계약을 통해 실질적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협회 산업육성본부는 매칭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매뉴얼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휘 회장은 “모든 외투법인들이 폐쇄적이고 보수적이어서 자료(노하우)를 공개하지 않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그동안 외투법인들이 국내에서 많은 이익을 냈고, 또 협회가 요구하는 내용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으며, 국내 제조사와 동반자로서 함께 가야겠다는 의지를 파악한 만큼 매칭 프로젝트는 충분히 실현가능한 일”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국내 의료기기제조업체를 대표하는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이사장 이재화)에도 매칭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조합 이재화 이사장 역시 국내 제조사들에게 단비 같은 좋은 이야기라고 말했다”며 “조합이 회원사들을 만나 그들이 원하는 외투법인 노하우를 파악하고 협회와 협의해 계약을 하고 성과를 내기 위한 모니터링도 함께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투법인과 제조사 간 상생을 강조한 황 회장은 국내 의료기기산업 대표단체 중 하나로서 그 책임을 다하고자 매년 3월 열리는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에 협회 회원사 참여를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 외투법인들은 국내시장에서 많은 수익을 창출했지만 정작 한국 의료기기시장이 작다는 본사 판단과 함께 실수요 고객이 많지 않고 실질적인 효과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KIMES를 외면해왔다.
실제로 황 회장이 꾸린 9개 위원회 중 현재까지 공석인 국제교류위원회와 협회 이광순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은 총무위원회 2곳을 제외한 총 7개 위원회 각 위원장(제조사 1곳·외투법인 5곳·수입사 1곳)이 속해 있는 업체 중 KIMES에 참여하는 곳은 유일한 국내 제조사 루트로닉 단 한곳에 불과한 실정.
황휘 회장은 “(협회 임원을 맡고 있는 외투법인들의 KIMES 참여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나도 의아했다. KIMES에 외국바이어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국내 제조사가 참여하는 전시회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 임원사라면 외투법인이라도 KIMES에 다양한 아이템을 출품해 전시회 내실을 기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며 “협회 차원에서 임원사들에게는 KIMES 참여를 종용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