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과대학을 인수하며 승승장구하던 인천 소재 대형병원이 직원 가족들의 명의로 처방을 받으며 외래 환자수를 부풀리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후발 주자로서 인근 대학병원 등과 진료 실적을 놓고 경쟁하려다 벌어진 웃지 못할 촌극이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최근 A대형병원이 허위 환자를 통해 건강보험 급여비를 챙긴 정황을 포착하고 병원의 진료기록부 등에 대한 압수 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이 병원이 허위로 환자를 등록하고 처방을 받은 방식으로 급여 비용을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미 경찰은 허위 환자로 의심되는 해당 병원의 친인척 200여명을 추려낸 상태로 조만간 이들을 소환해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들은 대부분 상기도 감염(감기) 등으로 가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은 것처럼 꾸며 건강보험 급여비용을 허위 청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혐의가 확정된 상태가 아닌데다 조사가 진행중인 내용이라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A병원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학병원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일까.
사건의 발단은 지난 2월 문을 열며 해당 지역에서 후발 주자로 시작한 A대형병원의 욕심에서 시작됐다.
1천병상에 달하는 규모로 새 병원을 지은데다 최근 의과대학까지 인수하면서 병원을 빠르게 성장시키기 위해 홍보 욕심을 낸 것이다.
이 병원 관계자는 "병원을 새로 짓고 빠르게 정상 궤도에 올릴려다 보니 실적에 대한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이로 인해 내부 고발자의 신고가 들어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이 병원은 최근 원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환자 1천명 모시기', '환자 2천명 모시기' 등의 행사를 기획하며 친인척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쳐왔다.
이 과정에서 실적에 욕심이 생긴 일부 직원들이 친척들에게 진찰카드를 만들어 주고 환자로 등록해 가정의학과에서 감기약 등을 처방받으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 병원측의 설명이다.
병원 관계자는 "이렇게 만든 진찰카드와 처방 내역이 그대로 전산처리가 되면서 진료비로 청구된 것 같다"며 "병원에서도 참담한 마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