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A대형병원이 직원 친인척들을 동원해 외래 환자를 부풀린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되자 이 병원의 과도한 마케팅 전략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후발 주자로서 무리하게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쌓인 인근 병의원들의 원성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는 것.
인천 서부경찰서는 최근 직원들의 친인척의 명의를 도용해 허위 환자를 만들고 이를 통해 건강보험 급여비용을 청구한 A대병원에 대해 압수 수색을 실시했다.
또한 허위 환자로 의심되는 병원 직원 친인척 200여명을 대상으로 조만간 소환 조사를 실시해 자세한 혐의 내용을 확정할 계획이다.
만약 이같은 혐의가 확정되면 이 병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허위 청구한 금액의 몇 배에 해당하는 환수 처분을 받게 된다.
하지만 대학병원인데다 입원 환자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업무 정지 등의 처분이 내려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병원은 이같은 혐의 내용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있다. 후발 주자로서 빠르게 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해 욕심을 부린 것이 참사를 낳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 병원은 최근 원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환자 1천명 모시기', '환자 2천명 모시기' 등의 행사를 기획하며 친인척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쳐왔다.
이 과정에서 실적에 압박을 느낀 직원들이 결국 하지 말아야 할 범법 행위까지 손을 댔다는 것이 병원측의 설명이다.
A대형병원 관계자는 "실적에 대한 과도한 욕심이 뜻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며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동안 과도한 마케팅에 몸살을 앓아왔던 지역 의료계에서 제보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병원 인근의 B의원 원장은 "인근 아파트 단지에 전단지를 무차별 살포하는 것은 물론이고 전원 시킨 환자들에게 앞으로는 가정의학과로 바로 내원하라며 환자 날치기까지 하고 있다"며 "터질 일이 터졌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오죽하면 해당 병원 직원들이 마치 영업사원처럼 눈에 불을 켜고 환자를 찾으러 다닌다고 들었다"며 "오죽 직원들을 닥달했으면 친인척까지 동원해 허위 환자를 만들었겠냐"고 꼬집었다.
이로 인해 이번 사건에 대한 보도에 댓글은 물론 소셜 네트워크에는 이 병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C의원 원장은 "아무리 새로 개원했다고 해도 몇날 몇일 우리 의원 앞에서 이제는 수준 높은 종합병원에서 치료받으라는 내용의 전단지와 기념품을 뿌릴 수 있느냐"며 "상도의를 벗어난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그는 "심지어 인천 시내 지나가는 버스와 지하철에는 모두 이 병원 광고로 도배가 되어 있다"며 "종교 재단 병원이 상생에 대한 일말의 노력도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A대학병원 관계자는 "개원 초기 홍보 마케팅은 필수 불가결한 것 아니겠냐"며 "일부 비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인근 개원가와는 협력 병의원으로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