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회를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 위법 소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개혁을 선택했습니다." (경상남도의사회 최장락 의장)
경상남도의사회 의장단은 참석률이 저조한 대의원회를 정상화 시키기 위해 대의원 수 축소라는 과감한 선택을 단행했다.
지난 28일 마산 사보이호텔에서 열린 경남의사회 제66차 정기대의원총회에 실제로 참석한 대의원은 총 120명 중 고작 46명.
회칙이나 세칙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전체 대의원의 절반 이상이 참석해야 한다. 즉, 회칙대로라면 최 의장은 즉시 '해산' 선언을 했어야 한다.
그런데 경남의사회는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120명이던 대의원 수를 61명으로 확 줄이는 회칙 개정을 진행했다. 의결 정족수 60명에 훨씬 못 미치는 46명으로 말이다.
경남의사회 정총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대의원 참석률이 저조할 것을 예측한 경남의사회는 정총에 참석하지 못하는 대의원의 위임장을 받을 때 '의결권'도 함께 받았다. 그렇게 받은 위임장은 총 42장. 이렇게 총 88명이 정총에 참석한 것이 돼 경남의사회 정총은 무사히 열렸고, 회칙도 개정했다.
위법 소지가 있지만 참석률이 저조한 대의원회를 정상화 시키기 위해 의장단이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이다.
최장락 의장은 "정족수 미달로 고생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위법적인 요소까지 감안하고서라도 의결권을 같이 받았다"고 말했다.
대의원 참석률이 저조해 의사 결정도 못할 지경에 이르자 경상남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단은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120명의 대의원 수를 절반으로 확 줄이겠다는 것.
의장단은 '각 분회 대의원은 매년 2월 말까지 경남의사회에 신고된 회비 납부 회원을 기준으로 회원 수에 비례해서 책정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의장단 안에 따르면 대의원 수는 회원 50명마다 1명씩 배정한다. 예를 들어 회원 수가 50명 이내면 대의원은 1명, 51~100명이면 2명, 101~150명이면 3명이 된다. 이렇게 되면 대의원 수는 61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경남의사회 대의원 수 조정을 담은 회칙 개정안은 재석인원 39명 중 27명이 찬성해 가결됐다.
최장락 의장은 "전체 대의원의 50% 이상이 참석하지 않으면 의장은 자동적으로 산회를 선포해야 한다. 그런데 경남의사회 정총에는 120명 중 60명의 대의원이 참석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의결 정족수 미달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의원회 대의원 숫자 조정은 대한의사협회와 상관없는 의사회 자체 권한"이라며 "대의원회 의결 결과는 경남의사회의 존립 여부와 직결되는 문제다. 그런데 사람이 없어서 의결조차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대의원회를 정상적으로 돌려놓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남의사회 대의원 참석자 수가 매번 60명에는 한참 못 미쳤던 터라 의장단이 제시한 대의원 감축이라는 파격 안에 이의를 제기하는 대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경남 창원시 진해의사회 남철우 회장은 "찬반 토론할 때 가결, 부결 사안들이 모두 총회록에 남아 있다. 허튼 짓을 하지 않고 진행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정말 올 수 있는 사람만 와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도록 대의원 수를 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주장했다.
박병태 부의장도 "총회 이틀 전 몇몇 대의원에게 전화를 돌려봤더니 왜 정총 일정을 2주 전에 알려주냐는 의견이 많았다. 조금만 관심 있으면 정총은 매년 3월 넷째 주 토요일에 하는 것을 알 것이다.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