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의 한마디에 대한병원협회가 당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문형표 장관은 지난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현재 병원협회 산하 병원신임평가센터 이외 제3의 전공의 수련평가기구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 장관의 발언에 수십 년째 수련평가 업무를 맡아 온 병원협회는 멘붕에 빠졌다.
3일 병원협회 박상근 회장은 "병원신임평가센터에서 잘 해온 것에 대한 보상이나 칭찬은 없이 시대적 흐름에 따라 뒤흔들고 있다"며 불쾌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박 회장은 "이미 신임센터가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애쓰고 있다"면서 "정부는 전공의 수련에 대한 비용도 지불하지 않으면서 감놔라 배놔라 할 자격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공교롭게도 병원신임평가센터가 대대적인 전공의 수련환경 모니터링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당일 문형표 장관이 이같은 폭탄 발언을 제기해 더욱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반면 의사협회는 적극 환영하며 이번 기회에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이라는 숙원사업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의사협회 신현영 대변인은 "문 장관의 제3기관 검토에 적극 환영한다"면서 "전공의 특별법은 추무진 집행부 숙원사업인 만큼 제3의 수련평가기구가 상설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3의 수련평가기구에 대한 정부 지원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신 대변인은 "정부가 전공의 수련에 지원을 해야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된다"고 주장했다.
전공의들 역시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송명제 회장은 "더 이상 무의미한 수련평가는 중단돼야 한다"며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제대로 된 수련평가기구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문 장관이 전공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제3기구 설립을 검토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검토에 끝나선 안된다"며 "문제점이 드러났다면 반드시 시정돼야한다"며 변화를 촉구했다.
문 장관의 발언에 대해 복지부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는 모든 건의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다각적으로 검토한다"면서 "현재 수련제도 개선 협의체가 운영 중이므로 여기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은 복지위 업무보고에서 "전공의 수련에 정부도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한다"며 문형표 장관을 압박했다.
이어 현재 수련평가 객관성에 문제를 제기하자 문 장관이 개선책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수련업무 제3기관을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
발언의 당사자가 주무부처인 복지부 장관이라는 점에서 이후 병원계와 의료계에 파장은 상당할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