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만으론 안 된다. 우리 손으로 직접 개혁하자."
3년 전 의사협회 회장 선거 선거인단 모집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이른 바 '노환규 키즈'들이 중앙대의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국의사총연합과 의원협회로 대변되는 '젊은 의사'들은 "회장 하나로는 안 된다"며 직접 제도권 안에서 개혁을 촉구하고 있어 대의원의 세대 교체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현재 전의총과 의원협회 출신 회원들이 18명이 전국 지역 대의원회 선출에 입후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윤용선 의원협회 회장을 비롯해 김성원, 강대식, 정인석 전 전의총 대표가 출사표를 던졌다.
경기도에서는 김장일 회원, 경북에서는 석노성 회원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명세를 떨친 회원 총 18명이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전의총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개혁 세력으로 분류되는 김세헌 경기도의사회 감사도 입후보했다.
직간접적으로 전의총, 의원협회 영향권에 들어있는 후보까지 포함하면 알려진 18명의 후보보다 수치가 더욱 늘어난다는 게 의료계 안팎의 분석이다.
그간 제도권 진입에 무관심했던 젊은 의사들의 대거 제도권 진출 움직임에 여러가지 분석도 나오고 있다. 3년 전 노환규 후보 당선의 일등 공신이었던 이들 젊은 의사들은 선거인단 돌풍 이후 제도권 진입 행보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특히 의원협회 윤용선 회장이 종로구의 중앙파견 대의원으로 당선되면서 개혁 성공 가능성에도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
윤 회장은 "과거에는 회원들이 회장만 당선되면 개혁이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결국 바뀐 게 거의 없었다"며 "혁신위의 개혁적인 안건들 중에서 겨우 대의원 직선제만 겨우 통과되면서 회원들의 실망감도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대의원 직선제를 무효화시키려는 대의원회를 보면서 젊은 사이에서 제도권에 들어가서 우리가 리가 직접 대의원회를 개혁해 보자는 열망이 생겼다"며 "과거 선거인단 참여 열기만큼 뜨겁지는 않지만 이런 도전들이 3년 후에 새로운 개혁의 씨앗이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서대문구 중앙파견 대의원에 입후보한 김성원 전 전의총 대표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과거에는 대의원이 되기 상당히 어려운 구조였지만 직선제가 시행되면서 변화를 열망하는 회원들이 뛰쳐 나오기 시작했다"며 "대의원회의 전체적인 변화없이 회장만 바뀌어서는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의원회가 기득권 세력을 대변하고 회원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는 말이 계속 나왔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며 "젊은 의사들이 이번 대의원 직선제에 많이 출사표를 던진 것은 이제 직접 제도권 안에 들어가 바꿔보자는 열망의 표출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의총은 대의원 직선제에 들어가기 앞서 "대의원들이 우리의 의견을 따르기를 바라지 말고 우리 스스로가 대의원이 되자"며 "개혁을 원하는 우리 스스로가 대의원이 돼 의협을 바꾸고 의료개혁에 앞장서자"고 촉구한 바 있다.
김세헌 경기도의사회 감사는 "회장만 당선시키면 개혁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대의원회가 바뀌지 않고는 결코 개혁은 될 수 없다"며 "그런 의미에서 젊은 의사들이 대의원회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남, 용인 선거권역에서 전의총 회원 3명이 입후보한 것은 사실 보수 세력으로 구분되는 모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려는 의도도 있다"며 "하지만 워낙 기득권 층의 입지가 두꺼워 개혁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 의의를 둬야하는 상황이 씁쓸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