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이사장 이정렬)는 최근 발간한 2015 흉부외과백서를 통해 대학병원에 근무하거나 실습 중인 인턴과 의과대학 4학년 5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흉부외과에 대한 인식은 호의적이지만 자신의 전공으로 선택할 생각은 없다는 답변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으로 흉부외과를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97%가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54%는 '생각해 본 적은 있지만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으며 심지어 43%는 '생각해본 적도 없고 선택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해 흉부외과 기피현상이 심각한 수준임을 입증했다.
'생각해 본 적이 있고 선택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에 불과했다.
'흉부외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69%가 '꼭 필요한 과이지만 나의 관심사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심지어 20%는 '꼭 필요한 과도 아니며 나의 관심사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꼭 필요한 과이며 관심이 많다'는 응답은 10%에 그쳤다.
이들이 이처럼 흉부외과를 기피하는 이유는 뭘까.
'흉부외과가 인기과가 되기 위한 요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예비 의사들 중 51% 응답자가 '전문의 취득 후 취직 안정성 보장'을 꼽았으며 41% 응답자는 '힘든 만큼 높은 임금 보장'을 선택했다.
현재 흉부외과를 전공하면 개원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기 힘들고 그에 합당한 금전적 보상도 없다고 생각한다는 얘기다.
이들이 생각하는 적절한 흉부외과 의사의 연봉은 어느 수준일까.
응답자의 38%가 2억원 이상이라고 답했으며 32%는 1억 3000만원~2억원 선이라고 응답했다. 다시 말해 적어도 1억 3000만원 이상은 돼야 고생을 감수할 만하다는 것이다.
또한 '흉부외과 전문의에 대한 취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43%가 '수가인상을 통해 종합병원에서 자발적으로 흉부외과 전문의를 채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꼽았으며 33%는 '5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에 흉부외과 의사를 의무적으로 확보한다'를 선택했다.
또 상급종합병원에 교수자리를 확보하자는 의견도 일부(15%) 있었다.
그렇다면 예비 의사들은 어떤 경우 흉부외과를 선택할까.
'어떤 조건일 때 흉부외과를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흉부외과 교수 자리가 보장되면' '흉부외과 인력이 충분해 시간적 여유가 보장되면' 이라는 답변이 각각 22%씩을 차지했다.
'전문의 취득 후 취직자리가 보장되면'이라는 응답이 21%로 뒤를 이었으며 '타과에 비해 높은 임금이 보장되면'이라고 답한 이들도 19%에 달했다.
즉, 예비 의사들은 흉부외과 하면 힘들게 일하지만 돈은 못 벌고 채용에 있어서도 불안정한 분야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흉부외과학회 관계자는 "설문에 응한 응답자 상당수가 흉부외과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고, 만약 하더라도 서울의 5개 대형병원에서 수련을 받고 싶다고 답해 향후 흉부외과 전공의 편중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