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국가가 국내 의료 인력을 직접 채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의료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그동안 주로 국내 대형병원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중동국가에 진출했던 것과는 다른 형태로, 중동국가의 병원이 국내 대행업체를 통해 직접 국내 의료인력을 채용하는 방식이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쿠웨이트의 석유공사(KOC) 직영병원(Ahmadi Hospital)은 국내 고급 전문 인력 중동진출을 지원하는 헤드헌팅 업체 D사와 협력해 국내 의료 인력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냈다.
채용공고를 보면 산부인과·정형외과·응급의학과·방사선학과 의사는 물론, 방사선사, 간호인력 등 다양한 의료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제시한 연봉과 복지 혜택도 상당하다.
의사는 최대 2억 1000만원 연봉을 제시했으며, 방사선사 또한 약 1억 2000만원에서 1억 5000만원까지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복지 혜택으로는 성과보수 및 성과보너스, 퇴직금에 최대 1000만원까지의 가구구입비와 자동차까지 제공을 약속했다.
또한 쿠웨이트에 거주하는 4~19세 자녀 최대 4명까지 실제 학비의 90%를 지원할 예정이며, 본인·가족 진료처방 무료, 안경구입비 보조, 사망·재해보험 및 이주 시 본인·가족 항공권 및 운송비원도 지원하겠다고 내걸었다.
다만, 지원조건은 다소 까다롭다.
의사의 경우 전문의로서 12년의 경력과 그중 7년은 반드시 fellowship 선발 이후 경력을 요구했으며, 방사선사는 종합병원에서 6~8년 경력 이상을 조건으로 달았다.
채용을 진행 중인 D 업체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 중동 순방을 계기로 국내 의료인력의 중동 진출에 탄력이 붙었다"며 "의료인력 채용에 앞서 엔지니어에 대한 채용이 이뤄졌는데 우리나라 특유의 성실함이 중동 국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엔지니어 채용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의료인력 채용으로 이어졌다"며 "중동국가가 직접 의료인력을 개별적으로 채용하는 사례는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산업부에서도 간접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분히 의사나 방사선사들이 관심을 끌 수 있는 조건.
강남구 A 피부과 원장은 "최근 여러 병원이 중동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처럼 중동 병원이 국내 대행업체와 함께 의료 인력을 채용하는 사례는 생소하다"며 "그동안 의료 인력 개별로는 중국에 주로 진출했는데 복지 혜택 및 연봉 등 조건이 훨씬 좋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Ahmadi 병원의 국내 의료 인력 채용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복지부와 사전 협의가 이뤄진 내용이 아니다"라며 "의료 인력을 개별적으로 채용하는 사례를 처음 접했다. 향후 관련 내용을 파악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