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보다 의료계 내부 불신이 더 무섭습니다."
사랑나눔의료재단 정원조 대표원장(61, 조선의대 78년졸)은 8일 기자들과 만나 잘못된 의료기관으로 낙인된 의료계 선입관을 타개하기 위한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사랑나눔의료재단은 2010년 사랑의 장기기증본부에서 운영해 온 혈액투석센터인 사랑의 의원(서울과 부산)을 인수해 고질적 문제인 환자 유치를 위한 지원금 지급 등 비정상적인 행위 근절을 실천했다.
하지만 의료계 시선은 냉정했다.
관련 학회의 불신은 신장내과 의사 수급과 혈액투석기 공급에 영향을 미쳤다.
신장내과 전문의인 정원조 원장은 "환우들의 의식과 체질을 바꾸는데 적지 않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면서 "장비의 교체와 역량 있는 투석 전문의를 통해 양질의 진료를 제공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서울과 부산 근무 의사 중 정 원장만 투석 전문의이다.
정 원장은 "일주일 절반 씩 서울과 부산을 이동하며 투석환자 한분 한분에게 진정성을 갖고 필요한 검사와 투석 중 발생할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랑나눔 의료재단은 그동안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자성하고 7월부터 의원 명을 '에보스 알씨'로 개명해 새출발한다는 각오이다.
에보스 알씨(ET VOS R.C)는 'with you'라는 의미의 라틴어로 서울 충정타워빌딩 6층에서 2층으로 자리를 옮긴다.
정원조 원장은 "지난 30년간 투석 전문의로서 환자 진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부한다. 이곳에서 비윤리적인 행위를 한다면 묵인하고 근무하겠느냐"고 말했다.
정 원장은 "과거의 잘못된 점이 지금까지 전가되는 아픔이 하루속히 해소되길 바란다"면서 "언론과 의료계에 천명한 이상 비의료적인 행위는 루비콘 강을 건너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비장한 각오를 피력했다.
정원조 원장은 끝으로 "4년의 세월이 흘렀으나 바지원장, 얼굴마담이라는 선입관이 여전하다"고 전하고 "학회에서 언제든 방문해 투석 현장을 보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꾸짖고 의료계 일원으로 품어 달라"고 재차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