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해외 출장 금지.
국내 A제약사가 최근 내놓은 지침이다. 메르스로 수백억원대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자체적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이다.
A사 PM은 "회사가 올해 메르스 피해액을 300억원으로 예상했다. 요양기관 환자 급감으로 인한 매출 감소, 임상 시험 무산, 신제품 판촉 활동 연기 등을 고려한 추정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상치 못한 피해에 회사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당분간 해외 출장 금지령도 떨어졌다. 팀원간 회식도 당분간 자제하라고 한다. 메르스로 수백억원대 피해가 예상되면서 직원들만 팍팍해지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국내 B사도 새는 돈 막기에 나섰다.
이 회사 관계자는 "만성질환 약이 많아 다른 회사에 비해 큰 피해는 없을 거 같지만 손실은 불가피하다. 때문에 내부적으로 새는 돈 막기에 나섰다. 불필요한 지방 출장이나 외근을 자제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영업활동도 접고 있기 때문에 회사에서 영업사원 일비 조정도 고려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한편 한국제약협회는 23일 이사장단 회의를 열고 메르스로 인한 제약업계 월 피해액을 2500억원 이상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이날 참석자들은 메르스 사태 장기화로 의약품 매출이 크게 줄면서 경영 전반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고 특히 병원을 찾는 환자가 급감하면서 기존에 진행되던 임상시험이 중단되는 등 추가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에 협회는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피해 사례와 매출 감소 규모 등을 파악하기 위해 긴급 실태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