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호흡기 증후군(이하 메르스)이 전국 병원으로 퍼져나가며 수련병원들을 마비시키면서 인턴과 전공의 수련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병원 폐쇄로 사실상 수련 불능 상태가 되거나 대규모 격리사태 등으로 정해진 수련 일정이 모두 뒤엉키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A의료원은 6월부로 인턴들의 순환 근무를 사실상 중단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A의료원 관계자는 28일 "메르스 사태로 인턴들의 순환 근무를 모두 중지한 상태"라며 "지금 상황에서 대규모로 인턴들이 이동하는 것은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A의료원 인턴들은 당초 정해진 병원별 순환 근무가 중지된 채 당초 발령된 병원에 발이 묶여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2~3개월 단위로 진행되는 수련 일정은 이미 뒤죽박죽 엉켜버린 것이 사실. A의료원은 우선 메르스 사태를 지켜본 뒤 다시 수련 일정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우선 메르스 사태가 안정된 후에 다시 일정을 조정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하지만 이미 일정이 많이 뒤틀린 상태라 조정하는 작업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는 비단 A의료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병원 폐쇄가 결정된 곳은 아예 수련이 중단된 상태에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B대병원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 병원은 현재 병원을 폐쇄하고 외래와 응급실을 모두 닫아놓은 상태다. 수련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B대병원 관계자는 "우선 한시적 폐쇄 상태니 만큼 휴가 등을 독려해 수련을 일시 중지한 상황"이라며 "예정대로 폐쇄가 해제되면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만약 폐쇄가 장기화되면 수련 차질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만약 그러한 상황이 온다면 다른 병원으로 수련의들을 파견하는 등의 방식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부 순환 근무를 하고 있는 병원은 인턴들이 이동 배치를 진행하다 의심 환자가 발생하며 급작스레 다시 돌아가는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바로 C대병원의 사례. 이 병원 인턴들은 제주도의 수련병원에서 수련 턴을 마친 후 주말에 산하 병원으로 이동중에 있었다가 급작스레 공항에서 다시 제주도로 돌아가야 했다.
급작스레 이곳에서 메르스 의심환자가 나오면서 수련을 진행하기 힘든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C대병원 관계자는 "제주도에서 서울로 올라왔던 인턴들이 제주도로 다시 돌아간 것은 맞다"며 "의심환자가 있는 상황에서 인턴들을 받을 수 없어 부득이하게 결정한 사안"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우선 의심환자의 검사 결과을 확인한 뒤 수련 일정을 지속할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