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처음부터 완벽한 시스템을 갖췄던 것은 아니다. 911사태, 사스, 탄저균 등 재난과 신종감염병을 겪으며 다듬어진 것이다."
미국 국방부 화생방합동사업국에서 근무 중인 탁상우 역학조사관은 7일 열린 메르스 긴급진단 토론회에서 미 CDC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소개하며 질병관리본부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2000년대초 미국 CDC는 비효율적인 조직이었다.
산하에 각 분야별 센터로 구분해 센터장 보고만 해도 하루가 지날 정도로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했다.
그러나 911테러, 사스, 탄저균 등을 겪으면서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없다고 판단, 조직을 개편하면서 지난 2013년 현재의 CDC모습을 갖췄다.
탁상우 역학조사관은 "이전의 시스템에서는 정보공유도 잘 되지 않았다. 미국 각 주별로 발생하는 의료정보도 통일이 안 됐고 유병률도 공조가 안 됐다. 이를 중앙정부가 나서 오바마케어를 구축하면서 재정립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CDC 조직에 대해 인력을 충원하고 예산을 투입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이 있었고 그 결과 전문성과 효율성을 갖춘 기관으로 성장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CDC조직은 간단하다. 의사결정 구조를 최소화함으로써 위기대응 상황에서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각 분야의 모든 정보가 위기대응상황실(EOC)로 모이면 곧장 재난상황관리센터(SOC)로 전달되고 이를 기반으로 미국 국토안전부(DHS)가 최종 의사결정을 내린다.
3단계로 간단한 구조이지만 내부적으로 윤리적 문제는 없는지, 언론대응은 어떻게 할 것인지, 기존 정부 정책에 위배되는 것은 없는지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된다.
탁상우 조사관은 "미국 CDC 내 재난상황관리센터는 전략적으로 정보를 통합하고 상시적으로 국제적인 공조 시스템을 갖추고 질병 감시 및 위기 대응 모니터링을 계속해서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대응상황실은 공중보건위기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이 가능케 하는 것으로 대중과의 소통을 전담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본부 재정립과 관련해 공중보건위기 상황을 감염병에 국한할 것인지, 911테러와 같은 재난상황도 포함할 것인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질본의 역할에서 대중과의 전략적 소통방안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해야한다"며 "인력 및 예산의 적극적인 투자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