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호흡기 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하며 36일간 병원 폐쇄 조치에 들어갔던 강동경희대병원이 13일 정상 진료에 들어갔지만 막대한 적자로 신음하고 있다.
130억원에 달하는 직접 손실액에다 병원 정상화까지 감당해야 하는 간접 손실액이 200억원이 넘게 전망되면서 감당할 수 없는 부담에 좌절하고 있는 것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이형래 경영관리실장은 지난 13일 "6월 6일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래 병원 폐쇄를 거쳐 36일만에 병원 문을 다시 열었다"며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실상 삼성서울병원을 제외하고는 직접 피해가 가장 큰 병원이 강동경희대병원"이라며 "다른 병원들은 입원 환자를 지켰지만 우리는 모두 퇴원, 전원시키며 사실상 병원이 텅텅 비었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로 단 한명의 메르스 감염자도 없이 환자들을 지켜낸 것은 상당한 쾌거라는 것이 이 실장의 자평이다.
면역력이 낮은 투석환자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상당한 전파력을 가지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불식시키고 기적과 같은 일을 해냈다는 것.
이 실장은 "정부는 물론, 의료계도 적어도 10명 이상 감염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며 "이로 인해 서울시 서북병원에 이송을 위한 음압 병실을 미리 10병상이나 비워놨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1000여명이 넘는 접촉자에게 모두 메르스 검사를 실시하고 수백명의 환자들을 1대 1로 관리한 성과가 나오면서 단 한명의 전염자도 없이 사태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메르스와 사투를 벌인 후의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한달여간 병원 문을 닫아 걸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병원에 생긴 직접 손실액만 130억원에 달하고 있는 상황. 간접 손실액까지 더하면 300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이형래 실장은 "병원은 인건비 등 고정비 비율이 60%가 넘어선다"며 "다른 것을 모두 제외하고 고정비용에 대한 피해만 130억 가량이 집계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또한 "특히 입원 환자들을 모두 전원, 퇴원 시켰다는 점에서 병원이 정상화되려면 11월 중순을 되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이로 인한 간접 손실액만 200억~300억원은 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이미 유치를 확정지었던 해외 환자들로 인한 손실액까지 합치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 결국 정부의 지원 없이는 병원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 실장의 설명이다.
이 실장은 "다른 것은 몰라도 국가에서 직접 손실액은 보상해줘야 최소한 병원을 지탱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간접 손실에 대한 지원이 어렵다면 최소한 초저리나 무이자로 융자라도 해줘야 연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잠도 못자고 밤낮없이 공포를 이겨내며 메르스와 싸운 의료진의 땀과 노력에 최소한의 보람은 느끼게 해줘야 하지 않겠냐"며 "지원이 들어오지 않아 월급이 깎이는 등 불이익을 받게 되면 어느 누가 앞으로 이러한 사태에 맞서겠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