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를 1, 2 등급으로 나누는 간호인력 개편안을 두고 의사회의 이해득실 따지기가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개편 방향을 부정적으로 판단한 일부 의사회가 간호조무사협회와 물밑 접촉을 예정하고 있어 개편안을 유리한 쪽으로 바꾸기 위한 전략적 제휴가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내과의사회에 따르면 이명희 내과의사회장을 포함한 수 명의 임원진은 이번 주 간호조무사협회와 조만간 비공식 회동을 갖고 간호인력 개편안에 대한 논의를 가진다.
간호인력 개편안이란 간호인력을 간호사-1급, 실무간호인력-2급, 실무간호인력 3단계로 개편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의료계가 주목하는 점은 개편안에 포함된 간호조무사의 등급 분할과 업무 분장의 범위.
간호조무사를 두 개의 등급으로 나누는 것은 의원에서 갈등과 위화감을 초래할 여지가 있고 정맥 주사 등 현재 간호조무사가 할 수 있는 업무를 향후 2급이 하지 못할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내과의사회 관계자는 "간호인력 개편안은 결코 간호사협회와 간호조무사협회의 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며 "개편안이 미칠 파장이 의원급에 상당수 있는 만큼 의사회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급과 2급으로 등급이 나뉘면 아무래도 역할과 대우의 차별이 불가피해 진다"며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현행 간호조무사들이 할 수 있는 업무가 향후 1급은 가능하고 2급은 불가능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간호인력개편안이 1급 간호조무사의 관리와 감독 아래 2급이 또 다른 보조를 하는 이른 바 옥상옥의 형태가 될 것이라는 게 의사회의 판단.
내과의사회 관계자는 "등급 구별없이 지금처럼 의사의 관리, 감독 아래 간호조무사가 진료보조라는 제 역할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등급이 둘로 나뉘게 되면 2급이 할 수 있는 일에 제한이 생길 것이다"고 우려했다.
그는 "전문대학에서 간호조무사를 배출하기 시작하는 2018년까지 현행 고등학교 졸업나 학원 출신의 간호조무사를 한시적으로 1급으로 올려준다는 소리도 들린다"며 "하지만 2018년 이후부터는 의원급도 무조건 1급 간호조무사가 있어야만 실질적인 업무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1급 간호조무사가 신설되면 새로운 임금 인상의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의사회 측 판단.
내과의사회는 "그런 까닭에 간호조무사협회와 만나 개편안을 서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만들 전략적인 제휴 방안을 고민해 보려고 한다"며"의사회의 기본 입장은 조무사의 등급 분할은 결코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간호조무사협회 역시 개편안에 현행 간호조무사 자격을 면허로 바꾸는 방안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만큼 서로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면서 각자 실리를 찾는 연대 가능성이 있다"며 "조무사협회가 등급 분할을 포기한다면 의사회도 협회가 주장하는 면허제 수용에 힘을 실어줄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