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역의사회와 소통 강화를 위해 실시하는 '청렴 다짐 결의' 서명식이 오히려 반발심만 키우고 있다.
직장 내 청렴 문화 만들기라면 모르겠지만 굳이 의료 단체들과 서명식까지 한다는 것에는 공감할 수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발단은 심평원 광주지원이 다음 주 전라북도 익산시의사회와 가질 간담회 일정이 알려지면서다. 광주지원은 오는 28일 익산시의사회와 간담회를 하면서 청렴 다짐 결의 서명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광주지원은 지난해부터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관할 요양기관 원장 및 의약단체장과 청렴 다짐 결의 서명을 하고 있었던 상황. 청렴 다짐 결의는 광주지원뿐만 아니라 심평원 전체 지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
서약 내용은 ▲정직하게 생활하겠다 ▲청탁을 하지도 들어주지도 않겠다 ▲뇌물을 주지도 받지도 않겠다 ▲공정하게 일 처리를 하겠다 ▲공익을 우선하겠다 등이다.
이 소식을 접한 전북의사회 관계자는 "심평원과 의사회는 공생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협조는 할 것"이라면서도 "직장 내에서 청렴문화를 만들면 되지 굳이 단체들과 서명식까지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서약 내용을 보니 일반 사회에서 발생하는 내용들이었다"면서도 "단체 간 청렴 다짐을 왜 하는지는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청렴 다짐 결의'라는 용어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도의사회 관계자는 "단순히 청렴 서약식을 한다는 얘기만 들었을 때는 허위, 부당청구를 하지 말자는 것인 줄 알았다"며 "내용을 받아보고 나서야 그런 내용이 아닌 줄 알았다. 심평원이 제시한 내용은 마치 의사들이 청렴하지 않다는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 반응에 심평원은 좋은 뜻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긍정적 시선을 당부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본원 차원에서 청렴 서약식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지역의사회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릴레이 형식으로 간담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서약식도 함께 이뤄진 것"이라며 "좋은 의미의 행사로 진행하는 만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봐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