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물리치료를 위한 수영장 설치와 CT·MRI 업그레이드, 200억원에 달하는 리모델링을 감행한 공단 인천병원이 이번엔 선진화된 의료재활 시스템 구축을 위해 서울대병원과 함께 동 진료 및 연구를 시작했다.
재활분야 만큼은 국내 최고를 자신하면서도 "생각만큼 환자가 찾지 않는다"는 반성이 합동 연구의 시발점이 됐다는 게 병원장의 솔직한 답변. 산재병원이 가진 고민과 해결책을 들어봤다.
지난 16일 양유휘 인천병원장은 여전히 환자 인식과의 지난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고 고백했다.
25m 길이의 레인 5개 규모의 수영장 시설과 2년간 약 200억이 투입된 재활관 증축 및 리모델링 준공식에 이어 재활분야 메디칼코리아 대상을 4년 연속 수상할 정도로 재활 분야의 하드웨어는 '최고'지만 실상은 그와 다르다는 게 그의 판단.
양 병원장은 "산재병원이 치료 역량만 강화돼 있지 논문이나 연구 분야는 부족한게 사실이다"며 "연구 분야에서 서울대병원 만큼 활발한 곳이 없기 때문에 치료와 연구의 역량을 서로 교류하기 위해 이번 공동 진료 및 연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그는 "양 기관이 합동 진료, 연구를 통해 어느 병원에서나 적용 가능한 양질의 산재 의료재활을 프로그램을 개발, 산재보험 지정 의료기관에 보급하겠다"며 "쉽게 말해 균형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토록 재활의료서비스를 표준화하겠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큰 줄기에서 보면 선진화된 의료재활 시스템 구축 최종 목표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산재병원에 대한 인식 개선이라는 특명도 가지고 있다"며 "다른 병원들이 산업재해 환자를 초기 치료 후 산재병원이로 전원해야 하지만 그런 과정 협력 관계가 부족한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지도와 시설, 수준이 별개의 문제다 보니 초기 치료를 맡은 병원들조차 산재 환자를 인지도가 떨어지는 산재병원으로 보내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이른바 시설과 같은 눈부신 하드웨어를 소프트웨어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양유휘 병원장은 "그런 환자들을 산재병원으로 오게 하려면 우리만의 특화된 명분이 있어야 한다"며 "산재병원이 대학병원만큼 인지도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서울대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산재병원하면 바로 떠오를 수 있는 재활프로그램을 만드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산재병원은 만성질환자 등 장기환자(3년이상 64.2%)가 많고, 재활인증기관으로 전원 등 산재의료전달체계가 미흡해 아급성기 환자 유입이 적다.
게다가 전문재활치료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민간 재활요양 병원의 급증으로 산재병원은 건강보험환자 뿐 아니라 산재환자까지 민간병원과 유치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는 게 현실.
서울대병원과의 협력은 ▲산재의료재활 표준화 ▲선진 재활프로그램 개발 ▲재활치료DB 구축 ▲재해유형에 맞는 의료재활 시스템 개발 등 산재병원하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시스템'으로 사람들의 인식을 뒤집겠다는 승부수인 셈이다.
이자호 인천병원 재활전문센터장은 "산재병원의 시설과 수준이 좋다는 것을 모르고 다른 병원을 전전하다가 늦게 오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며 "서울대병원과의 교류를 통해 환자 인식 등에 대해서도 분석을 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급성기 환자들이 왜 우리병원을 오지 않는 걸 분석해 개선점을 찾는게 이번 1차 연도의 계획이다"며 "이런 작업이 향후 새로운 재활 수가 개발에 시발점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인천병원에는 재활의학과 교수 2명을 포함해 물리치료사, 언어치료사 등 총 12명의 서울대병원 진료진이 진료 및 연구 활동을 시작한 상황. 근로복지공단은 2016년에는 22명까지 인원을 증원해 외상재활치료 역량강화, 외상․급성기 치료능력 향상 등을 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