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호흡기 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환자수 급감으로 곳간이 비어버린 대학병원들이 회복을 위해 건강검진을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이다.
병원의 최대 캐시카우인 건진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의지. 하지만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 대대적인 홍보전보다는 내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로 활성화로 가닥을 잡고 있다.
A대학병원은 최근 건강검진 고객들을 대상으로 기간 한정 쿠폰을 제공했다. 8월 31일까지 건강검진을 받을 경우 정가에서 30% 할인되는 쿠폰이다.
메르스로 비어버린 건강검진센터를 어떻게든 채워넣겠다는 의지. 또한 신규 환자 유치보다는 기존 고객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A대병원 관계자는 "최근 5년간 한번이라도 건강검진을 받은 고객들에게 쿠폰을 발송했다"며 "본인 외 가족들에게도 혜택이 부여되는 쿠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건진 예약이 급감한 상황인 만큼 일정 부분 프로모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특히 8월은 휴가 등으로 건진 비수기에 해당하는 만큼 여러가지 면에서 효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프로모션에 들어간 병원은 비단 A대병원만이 아니다. 메르스로 직격탄을 맞은 B대학병원은 원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에 들어갔다.
당초 직원 본인에게만 적용되던 50% 할인 혜택을 가족을 포함한 지인들에게도 적용하는 이벤트를 기획한 것.
B대병원 관계자는 "건진 고객도 확보하고 직원들에 대한 복지 혜택도 줄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며 "우선 한시적으로 적용할 계획이지만 호응을 보고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각 대학병원들이 건진 고객 확보에 나선 것은 건강검진이 병원의 수입에 기여하는 부분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당장 환자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연스레 채워지는 병실보다 비어버린 캐시카우를 최대한 빨리 복구하는 것이 정상화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A대병원 관계자는 "건진은 장례식장과 함께 현금 회전력과 수익 비율이 가장 높은 캐시 카우"라며 "이를 얼마나 빨리 회복시키느냐가 정상화의 관건이 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