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파격인사에 정진엽 복지부 장관 내정자(60, 전 분당서울대병원장)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5일 메디칼타임즈가 정진엽 내정자의 서울의대 1973년 입학동기 및 1980년 졸업동기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그는 앞에 나서기 보다는 묵묵히 자신의 맡은 바 일이 충실하고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성품을 지녔다.
서울대병원 최초 3차례 연임 근간에는 '온화한 성품'
정진엽 내정자는 73년 입학했지만 학년 대표를 맡았을 당시 주동자로 몰려 학교에서 무기정학 징계를 받으면서 졸업연도는 입학동기보다 한해 늦어졌다.
입학 및 졸업 동기들은 "정 내정자는 의과대학 시절부터 온화한 성격과 주변을 잘 챙기는 성격으로 적이 없는 인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게다가 정치적인 욕심을 보이던 인물도 아니어서 이번 장관 내정 소식에도 의외였다는 게 동기들의 전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졸업동기는 정 내정자의 레지던트 시절 에피소드를 풀어 놓으며 "참을성이 많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당시 정 내정자의 스승은 소아마비 분야 세계적 권위자로 알려진 이덕용 교수. 제자들에게 호된 가르침을 주는 호랑이 교수로 유명했던 이 교수 밑에서 수련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성실하게 수련에 임했다고.
한 입학 동기 또한 "성격이 원만하고 자신이 맡은 바 일에 충실했다"며 "욕심을 부리고 나서는 스타일이 아닌데 복지부 장관에 내정됐다고 해서 내심 놀랐다"고 전했다.
또한 정 내정자가 분당서울대병원장을 맡았을 당시 곁에서 그를 보좌했던 임원들도 그의 성품과 추진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정 내정자는 병원장이면서도 의료진을 포함한 행정 및 노조원 등 모든 직원들에게 다정다감하게 대했다"며 "일개 직원 누구라도 병원장 문을 두드릴 수 있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심지어 직원들이 병원장에게 깜짝 생일축하 이벤트를 마련할 정도로 친밀한 관계였다고.
실제로 그는 분당서울대병원 4, 5, 6대 병원장으로 서울대병원 최초로 3번 연임하는 동안 무분규 임단협을 타결시키는 등 노사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원격의료 우려는 기우…의료수출·의료정보화에 관심을 뿐"
한편, 일각에서 우려를 제기하는 '원격의료'와는 무관할 것이라는 내다봤다.
한 졸업동기는 "병원 및 의료 정보화에 관심이 많았고, 실제로 성과를 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의료계 및 시민단체가 우려하는 원격의료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권력을 휘두르거나 이권에 개입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벌써부터 원격의료와 연관해 우려를 제기하는데 기우에 불과할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원격의료와 관련해서는 정진엽 내정자 병원장 시절 함께 보직을 맡았던 한 교수는 "다양한 원격의료 시스템을 개발한 것은 러시아 등 해외 의료서비스를 수출할 목적이었을 뿐 국내 도입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 등 의료선진국에서 경쟁적으로 개발에 나서다 보니 세계 의료시장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준비했던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병원에 의료정보시스템을 수출하는 700억원대 계약 체결을 추진한 것도 정진엽 내정자가 병원장으로 있을 때 시작된 것이라고.
그는 "의료정보화 및 의료시스템 수출에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원격의료에 대해선 오히려 공감대 형성 등 난제가 많아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