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가정의학회(이사장 조경환)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촉탁의 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공지하면서 조만간 촉탁의의 '쥐꼬리 월급'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가정의학회가 복지부와 지속적인 만남을 갖고 촉탁의 제도의 가장 큰 불만 사항인 월급 지불 방식의 개선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최근 가정의학회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촉탁의 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공지했다.
촉탁의 제도는 거동이 불편한 장기요양시설 입소자들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도입됐다.
문제는 당초 의도와는 열악한 처우 등의 문제로 현장에서 촉탁의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점.
2007년 노인장기요양보험 입법 당시 설계에 의하면 노인장기요양기관은 촉탁의에게 입소자 70인 기준 월 244만원의 급여를 지불하도록 돼있지만 이를 제대로 지급하는 장기요양기관은 매우 드물며, 대개 1회 방문 시 20~30만 원 정도의 수고비만 지급하는 실정이다.
가정의학회 조경환 이사장은 "그간 복지부와 촉탁의 제도와 관련해 지속적인 개선점을 찾는 작업을 해 왔다"며 "최근 회원들에게 촉탁의 제도에 적극 참여해 달라는 주문도 그 일환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복지부와의 협의가 남아있는 만큼) 구체적인 협의 내용을 밝힐 순 없다"며 "다만 지금보다 개선되는 쪽으로 비중이 실리고 있기 때문에 문자를 보낸 것이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도 가정의학회와 복지부와의 협의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의협 관계자는 "협회에서도 촉탁의 제도 개선을 위해 복지부와 만나왔다"며 "가정의학회 역시 별도로 복지부와 접촉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메르스 사태가 터진 이후 협회는 촉탁의 제도와 관련해서는 논의를 계속 이어가지는 못했다"며 "촉탁가 많이 있는 가정의학과는 복지부와 만나며 계속 제도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지부도 촉탁의 제도가 파행되는 원인이 월급 등 처우에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학회 차원에서 문자 공지를 통해 촉탁의 제도 참여를 촉구한 것을 보면 어느 정도 물밑접촉이 거의 끝난 단계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촉탁의 제도 개선의 우선 순위에 대해선 의협과 가정의학회 간 이견이 발생할 전망이다.
의협 관계자는 "가정의학회는 월급 지불 조건의 개선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복지부와 만났다"며 "반면 의협이 생각하는 촉탁의 제도 개선은 처우를 포함한 전면적인 개선이기 때문에 학회와 협의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복지부가 생각하는 개선안 역시 처우보다는 촉탁의 제도를 아예 싹 뜯어 고치는 방향에 집중돼 있다"며 "협회의 방향도 부분적인 땜질 처방보다는 기본 설계를 처음부터 다시 하는 쪽에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촉탁의 제도 개선의 공론화를 주문한 바 있는 좌훈정 전 의협 감사는 "촉탁의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처우를 개선하는 게 가장 주효하다"며 "다만 월급 인상의 방안으로 촉탁의에 대한 보수를 건보공단에서 직접 지불하게 하거나, 별도의 수가 산정을 통해 의료서비스의 행위에 따른 보수를 제공하는 방법도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