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 성형수술 때문에 발생한 의료분쟁을 피하기 위해 의료진이 염두해야 할 것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의료분쟁 발생 시 의료진은 근거를 완벽하게 확보하기 위해 수술 전후 기록을 확실히 남기고 환자의 감정을 잘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의료중재원)은 5일 대한성형외과의사회와 서울 이화삼성교육문화관에서 '2015 성형외과 의료분쟁 예방대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의료중재원 이윤호 비상임감정위원은 의료감정 시 가장 흔하게 논의하는 감정 내용으로 ▲환자의 내원 당시 진단의 적절성 ▲시술이나 수술 전 설명의 적절성 ▲환자에게 시행한 시술이나 수술 방법의 적절성 ▲시술이나 수술 과정, 치료 과정의 적절성 ▲분쟁을 일으키게 된 불만족스러운 시술이나 수술 결과 등을 들었다.
유형별 성형수술에 따른 수술 전 기록이나 사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윤호 감정위원에 따르면 쌍꺼풀 등 안검성형술을 할 때는 이마 골격의 비대칭 정도, 눈썹 등의 비대칭 정도, 안구돌출이나 함몰 정도, 안검하수 유무 및 정도 등에 대해 정확히 검사하고 수술 전 기록을 확보해야 한다.
코 확대 및 코 축소술을 해야 할 때는 안면 중앙선 문제나 양측 코뼈 경사도 차이 등을 고려한 코 성형술을 한계성을 설명해야 한다.
이 위원은 "보톡스 주사 및 충진 물질을 주입할 때는 시술 후 발생 가능한 부작용을 꼭 설명해야 한다"며 "특히 드물지만 중한 합병증들인 보톡스 주사 후 안검하수 가능성, 필러 충진 후 피부 괴사 등 아주 중한 부작용에 대해 조심스럽게 언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 촬영을 할 때는 같은 각도와 조건 하에서 수술 전후 사진을 찍고 큰 수술은 수술 중 주요 장면을 촬영해야 의료분쟁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의무기록, 수술동의서 등 문서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위원은 "의무기록은 진하고 정확하게, 자기만의 약자가 아닌 보편적 의학용어를 써야 한다"며 "시술 또는 수술 동의서는 의사 본인이 설명 후 환자 서명을 받고, 인쇄된 문서에는 강조할 점을 따로 쓰고 기재가 어려우면 설명 도식도를 활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술이나 수술 시 의사 관점이 아닌 환자 관점에서 환자가 원하는 문제점만을 해결해야 한다"며 "환자에게 지나친 환상적 기대를 심어주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주현 상임조정위원은 미용성형 과정에서 환자의 화를 불러올 수 있는 상황을 나열하고 환자와 의사의 신뢰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발표했다.
의료진이 환자의 화를 불러올 수 있는 상황으로는 ▲환자의 회복에 관심이 없는 태도 ▲환자, 가족의 말을 경청 않는 태도 ▲환자를 오랫동안 기다리게 하는 것 ▲직원이 의사 대신 환자를 상대하게 하는 것 ▲잘못된 결과에 대한 고액 진료비 등을 꼽았다.
임 위원은 "환자와 신뢰도 향상을 위해서는 환자에게 관심과 애정이 있다는 것을 표시해야 한다"며 "환자와 같은 눈높이의 의자에 앉아서 대화를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등의 작은 행동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환자를 대기실에서 2시간 이상 기다리게 하지 말고, 대기실에 TV를 설치하거나 읽을거리를 두도록 하는 등의 방법도 제시했다.
임 위원은 "의료 사고는 예방할 수 있고 의료분쟁은 소송이 아닌 조정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특히 미용성형 경우는 더욱 조정을 통한 해결을 권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