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김춘진)는 10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원격의료 시범사업 및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도입, 전공의 분배 정책 등 보건·의료 정책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이날 국감에서 여야는 청와대와 경제부처에 눈치보기식 의료정책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복지부의 소신있는 정책수립과 의료계와 소통을 촉구했다.
복지부 정진엽 장관은 시종일관 소극적이고, 주요 보건·복지 정책에 대한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해 여야 의원들의 집중 질타를 받아 진땀을 흘렸다.
보건복지위원회는 11일 세종청사에서 복지부 국감을 이어갈 예정이다.
정진엽 장관 소극적 태도, 여당도 "유감스럽다"
복지부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정진엽 장관의 미숙한 업무파악과 더불어 소극적 태도를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실제로 정 장관의 답변 뒤 실·국장들이 보충 설명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그러자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은 "장관으로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안 파악이 완료되지 못한 것은 이해한다"며 "하지만 청와대가 임명한 것이니 국회의원 질문에 충실히 답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의원은 정 장관 답변에 이어 보충 설명하는 실·국장들에게도 "배석한 실국장은 대신 답변하려면 장관을 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같은 당 남인순 의원 역시 국가방역체계 개편안을 질의하며 "행정부가 국회를 무시하지 않으려면 정책 파악이 중요하다"며 "국회 메르스 대책위원회에서 결의안을 냈음에도 장관은 모르고 있다. 국회를 무시하는 법부터 배우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정 장관의 소극적 태도가 불편한 것은 여당도 마찬가지.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업무에 대한 파악을 못했다면 하는 수 없이 차관에게 질문해야 한다"며 "장관 체면이 뭐가 되나. 이는 장관의 리더십 문제와도 연결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앞으로 집에 가지 마지 말고 모든 일을 다 하라"며 "답변 태도가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도입 질의에 '우물쭈물'
의료계와 한의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도입' 여부에 대해서도 정 장관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앞서 정 장관은 업무보고를 통해 연말까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한 기준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범위를 두고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의 우려된다"며 "의료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직역단체 저항에도 불구하고 강행할 의지가 있냐"고 질의했다.
정 장관은 "일단 논의 결과를 가지고 각 직역단체와 논의한 뒤 입장이 정해지면 각 직역단체를 적극적으로 통제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은 "복지부 들어올 때 보면 엑스레이 탐지기가 있다. 한의사들도 저용량 엑스레이를 갖고 뼈에 금이 갔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장관도 정형외과 전문의인데, 현재 정형외과 의사들이 반대해서 못하고 있다. 허용해 줄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정 장관은 최 의원의 계속된 질의에 우물쭈물하다 답변할 타이밍마저 놓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