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선 웃지만 뒤에선 옥신각신이다. 코프로모션(공동 판촉)을 진행중인 일부 제약사 모습이다.
제품력과 영업력을 함께 살리기 위해 빈번해진 다국적-국내사 간 코프로모션 이면에는 갈등이 적잖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국적 A사와 국내 B사는 향후 신제품을 놓고 삐걱대고 있다.
국내 B사 입장에선 그간 다국적 A사 품목을 속칭 대박 제품으로 만들어 준 공로를 인정받아 빠른 시일내 A사 신제품 계약을 맺고 싶은 속내다. 이 약도 블록버스터 약물이 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다국적 A사는 국내 C사와 B사를 놓고 저울질 하고 있다.
B사 PM은 "그동안 우리가 히트친 품목이 몇 개 인데 A사가 우리와 C사를 두고 저울질하는 모습에서 배신감을 느꼈다. 현재 A사 기존 품목도 보이콧 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다만 A사 품목이 워낙 성장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국내사와 다르게 다국적사는 의리라는 게 없다. 좋은 조건이 생기면 팽하는 경우가 지금도 상당하다. 현재 A사와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공동 판촉 품목이 많은 다국적 D사와 E사는 서로 다른 글로벌 CP(컴플라이언스) 규정으로 난감한 처지다.
E사 관계자는 "양사 모두 인정하는 교집합 마케팅을 하다보니 할 수 있는 판촉 수단이 없다. 경쟁사는 눈 앞에서 활동하는데 우리는 할 수 있는게 없다. 공표된 글로벌 임상 데이터조차 맘대로 홍보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다국적 F사와 국내 G사는 계약 연장 시기 때문에 얼굴을 붉히는 케이스다.
F사는 수수료를 더 낮추고 계약 기간은 짧게하기를 원하는데 G사는 오히려 반대 입장이기 때문이다.
G사 PM은 "F사 제품을 대신 팔면서 생긴 처방액만 5000억원이 넘을 것이다. 하지만 계약 종료 시점이 오면 협력자가 아닌 갑을관계로 변한다. 제휴를 끊이면 서로 타격이 커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기분은 뒤틀린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앞에선 코프로모션이지만 뒤에선 옥신각신하는 게 이 바닥"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