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악성 혈액암인 급성 골수성 백혈병 항암제의 내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치료 물질을 규명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만약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항암화학요법과 병용 치료요법으로 크게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조병식 교수는 최근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의 내성을 억제하는 치료약물의 효능을 증명했다고 30일 밝혔다.
조 교수는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이 듣지 않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 동물에게 표적치료제 LY2510924을 주입한 결과 기존 치료제인 AMD3100보다 빠르고 지속적으로 항암제의 내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또한 기존의 항암화학요법과 병합해 사용하자 단독치료에 비해 크게 향상된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백혈병은 조혈모세포의 분화 초기의 세포들이 미성숙 상태에서 필요이상으로 과다 증식해 정상적인 조혈기능을 억제시킴으로써 발생하는 혈액질환으로 급성과 만성으로 분류한다.
이중 급성골수성백혈병은 다양한 표적항암제가 개발돼 장기 생존이나 완치까지 가능한 만성골수성 백혈병과 달리 아직까지도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표적치료제가 없는 상태.
이로 인해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내성이 생긴 백혈병 세포가 재발하며 여전히 생존율이 크게 낮은 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조 교수는 백혈병 세포가 존재하는 골수안의 미세환경(microenvironment)과 백혈병 세포와의 상호작용으로 백혈병 세포가 항암치료제가 도달할 수 없는 공간으로 숨게 되는 기전에 주목했다.
골수 미세환경에서 분비하는 대표적인 사이토카인인 SDF-1α가 백혈병세포 표면에 있는 수용체인 CXCR4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CXCR4 억제제를 이용한 것이다.
물론 이미 CXCR4 억제제로 AMD3100가 임상연구 중이기는 했다. 그러나 이 약물은 인체 내 반감기가 짧고 치료 효과가 약해 효과적인 새로운 약물 개발이 절실히 필요했다.
조병식 교수는 "기존의 백혈병 치료제와 병합해 내성 발생을 줄이며 치료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규명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만간 환자를 대상으로 LY2510924의 2상 임상연구가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에서 진행될 예정"이라며 "곧 제품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그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미국 혈액학회에서 발간하는 저명 학술지 Blood(Impact factor : 10.452)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