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의료원이 극심한 경영난 타개를 위해 강력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금은 '동양 최대 병원'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진 상황. 하지만 한양대의료원은 다시금 재도약을 꾀하고 있다.
그 첫발은 지난 8월, 한양대 구리병원장을 역임한 김경헌 교수를 의료원장에 임명한 것에서 시작됐다.
한양대 구리병원 즉, 2차병원장을 지낸 교수를 상급종합병원인 의료원장직을 맡기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럼에도 한양대의료원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벼랑 끝에 몰린 의료원을 되살려 보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다.
앞서 김경헌 의료원장은 구리병원장 당시 강력한 리더십으로 병원을 운영한 것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일례로 그는 15억 2500만원의 기금을 조성하는 데 성공하면서 불가능해 보였던 구리병원 신관 신축을 성사시켰다.
레지던트와 신규간호사는 월 1만원, 임상교원은 5만원, 조교수는 10만원, 부교수 이상은 15만원 등 650명 전직원이 신관 신축을 위해 기금을 조성했다는 소식에 재단 측에서도 적극 지원에 나서도록 만든 것이다.
그의 리더십은 그가 처음 구리병원에 마취통증의학과 과장직을 맡았을 때부터 시작됐다.
구리병원은 개원 직후 마취과 의료진이 부족하다보니 수술장에서 외과와 마취통증의학과 의료진간의 갈등이 극심했다.
그러나 김 의료원장은 불협화음을 정리하고 당일 오후에 접수된 모든 수술을 당일 진행할 수 있는 문화를 정착시켰다.
이처럼 구리병원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준 김 의료원장이 한양대의료원에서 최우선으로 추진할 프로젝트는 '겸임교수 해제 제도'.
지금까지는 한번 정년 보장을 받으면 끝이지만, 앞으로는 전임 교원이라도 평가를 통해 겸임교수를 해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김 의료원장은 "이 제도를 실시하면 정년보장 교수라도 진료를 중단하고 의과대학 교수직만 남겨둘 수 있게 된다"며 "진료실적이 떨어지는 것보다 진료성적이 안되는 교수 즉, 나태한 의료진을 걸러내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스마트, 스피드, 스트롱 3S를 통해 한번 결정된 것은 빠르고 강력하게 추진해 의료진의 변화를 이끌겠다"며 "의료진이 중요한 만큼 이들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의료원장은 젊은 피 수혈을 통해 병원 내 새바람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그는 "향후 3년간 30여명의 교수가 정년 퇴직할 예정이다. 그만큼 새로운 의료진을 채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때 타 대학 출신에게도 문호를 개방, 젊고 능력있는 의료진을 적극 채용할 생각"이라고 했다.
젊은 의료진을 대거 영입, 조교수 역할을 부여하되 향후 부교수, 정교수로 임용할 때에는 논문 이외 진료실적, 진료성적을 두루 평가하겠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다만 조직개편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그는 "전체 조직을 흔드는 것 보다는 위원회를 구성해 각 사안별로 움직이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며 "2년이라는 짧은 임기 동안 실효성 있는 변화를 이끄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