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사총연합은 복부 통증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의 몸에서 길고 가느다란 금속물질이 발견된 것과 관련해 해당 물질은 침이 아니라는 대한한의사협회의 주장에 강력 반박했다.
최근 '복부에서 침이 발견됐다'며 한 SNS에 글이 게시됐다. 환자는 1년 전 한의원에 다녀온 뒤로 주기적인 복부 통증을 호소했으며 수술을 통해 해당 금속물질은 제거됐다.
이에 한의사협회는 침 제조 및 수입업체 8여 곳과 함께 즉각 대응했으며, 업체들의 의견 수렴 후 '침은 아니다'고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전의총은 "이는 개인 한의사의 주장이 아닌, 김필건 회장이 직접 침 제조 및 수입업체에 공문을 보내 받아낸 의견이었으며, 이 의견을 바탕으로 근거 없는 폄훼내용을 SNS를 통해 퍼뜨리면 법적조치 하겠다며 타인을 겁박했다"며 해당 물질과 관련해 침이 아니라는 한의협의 주장에 근거를 내세워 정면으로 반박했다.
전의총에 따르면 한의협이 한의신문을 통해 침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끝 부분에 침의 연마된 뾰족한 부분이 없다 ▲침병이 없다 ▲침체만 자입돼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엠보싱이 없다 ▲한의의료용 침체는 STS-304 또는 316의 스테인리스 금속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인장강도가 520N/㎟(53.06㎏.f/㎟) 이상이기 때문에 도구를 이용하지 않는 손을 이용한 일반적인 힘으로는 침체가 절단되는 경우가 없다 ▲굵기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범주 밖이다 ▲침의 길이가 15cm 이상으로 보여 통상적으로 한의사가 사용하는 침이 아니라는 점 등이다.
전의총은 "당시 SNS에 게재되지 않았던 사진들을 추가적으로 확인했으며, 여러 종류의 침을 입수해 한의협의 주장이 사실인지에 대해 확인했으나 모두 근거가 없는 주장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전의총은 "처음 SNS에 해당 사진을 올린 작성자는 지방이 붙어 있는 금속물의 한쪽 끝이 뾰족함을 확인했다"며 "추가 제공한 사진에서 지방 조직이 붙어 있는 끝부분이 뾰족함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으로 침이 부러질 수 없다는 주장은 명백한 거짓말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전의총은 "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지에 2015년 발표된 Systematic Review of Adverse Effects: A Further Step towards Modernization of Acupuncture in China 논문에서는 침에 의한 합병증을 총 182례 리뷰했으며, 이 중 침이 부러진 경우는 7례였고 5례는 수술적 제거를 필요로 했다고 돼 있다"며 "전의총 역시 침을 직접 구해 부러뜨려 봤으며, 한의협의 '일반적인 힘으로는 침체가 절단되지 않는다‘는 주장과 달리 서너번 구부렸다 펴면 금속피로에 의해 쉽게 부러졌다"고 지적했다.
전의총은 "바늘이 클 경우, 환자가 고통을 느끼고 근육이 강하게 수축되면서 바늘을 뽑기 어려운 상황은 드물지만 충분히 발생 가능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억지로 바늘을 제거하려고 과도하게 움직이게 되면 금속피로에 의해 바늘이 부러지는 경우가 있으며 이러한 증례들은 여러 학회를 통해 다양하게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침이 부러지고 난 상황에서 침병이나 엠보싱이 없으니 침이 아니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임"이라고 비난했다.
침의 길이가 15cm 이상으로 보인다는 한의협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전의총은 "제거된 이물질의 길이는 약 9cm이었다. 침의 길이가 15cm 이상으로 보인다는 주장은 무슨 근거로부터 제기된 추측인지 알 수 없다"며 "사진만 보고 자의적으로 15cm 이상으로 단정지은 듯한데, Needle Counter 한 칸의 너비는 1.5cm에 불과하며 적어도 9cm 길이의 침을 사용하는 한의사들은 많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전의총은 한의협의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비난했다.
전의총은 "결론적으로 한의협에서 제시했던 침이 아니라는 근거는 대부분 근거가 박약한 내용들로 확인됐다"며 "일반적인 힘으로 침이 부러질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 고의적으로 함구하고, 객관적인 근거수집 통로가 아닌 지극히 한방 친화적인 침 제조업체들에게 '침이 아니다'는 결론을 받아 언론 플레이를 했던 한의협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