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시행된 노인독감 무료 접종 사업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가 접종 수가 인상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노인독감 NIP 수가가 낮아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 물가·인건비 상승률·재료비 등을 반영한 접종 '적정 수가'를 산출해 질병관리본부에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13일 의협에 따르면 의협은 최근 자체적으로 노인독감 접종 수가의 원가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올해 초 건강보험공단 등은 제1차 예방접종비용심의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표결을 거쳐 노인 독감 NIP 접종 수가를 1만 2000원으로 확정한 바 있다.
의협과 개원의협의회 위원은 행위량, 위험도 등을 감안해 소아 인플루엔자 접종 비용인 1만 8000원 수준의 인상을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의협 김주현 대변인은 "질병관리본부 측에서 노인독감 적정 접종 수가 산출을 위한 근거 자료 마련을 요청했다"며 "이에 협회도 자체적으로 적정 수가 산출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질본은 '수 년간 접종비 인상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인상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는 빈약하다는 입장이다"며 "인상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의료계의 근거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계는 1만 2000원에 불과한 접종비가 너무 낮다고 보지만 질본과 시각차가 있을 수 있다"며 "질본의 근거를 반박하기 위해서라도 의료계 자체의 근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질본은 합리적인 비용 산정을 위해 예방접종 시행비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해달라는 의료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9월부터 자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
김주현 대변인은 "현재 인건비, 재료비와 같은 객관적인 자료만으로는 정확한 원가 산정이 될 수 없다"며 "인구별 독감 접종률 감소 현황과 요양기관 수입의 감소, 물가 인상률, 위험도까지 곁들여 정확한 근거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노인 접종의 경우 만성질환 등으로 인한 정밀한 진찰, 평가, 접종 후 관리가 필요하고 영유아보다 위험도도 높다"며 "이를 반영하면 현행 1만 8천원으로 책정된 소아 NIP 접종비에 비해 낮을 이유가 없다"고 역설했다.
한편 의협이 회원들에게 원가조사를 위해 비급여 내역과 급여 실적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김 대변인은 "일각의 비판과 달리 의협은 회원들을 상대로 비급여 내역과 급여 실적 제출을 요구한 적이 없다"며 "재진진찰료와 관행 수가 기준으로 산정된 노인독감 접종비를 초진진찰료와 주사행위료 기준으로 산정된 소아 NIP 접종비에 준하게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