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한차례 홍역을 겪었던 대학병원들이 독감 유행 시즌을 맞아 긴장의 끈을 다시 조이고 있다.
고열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는데다 최근 마지막 메르스 환자가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선별진료소를 재가동하는 병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A대학병원은 최근 이번달 초부터 중단했던 선별진료소와 전 내원객 대상 발열 체크를 이번주부터 재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대병원은 해체했던 전담 인력을 소규모로 다시 편성하고 내원객들을 대상으로 한명씩 발열 체크를 하고 있으며 고열 환자는 우선 선별진료소로 보내 1차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메르스가 종식 단계기는 하지만 최근 고열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난데다 메르스 양성 환자가 발생되면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어 선별진료소를 재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대학병원도 마찬가지다. 잠시 중단했던 내원객 발열 체크를 최근 다시 시작했다. 다만 선별진료소 운영은 응급실 내 별도 공간으로 축소해 운영하고 있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선별진료소까지 운영하기엔 병원 부담이 크다"며 "우선 응급실 내에 별도 격리 공간을 마련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메르스로 직격탄을 맞은 삼성서울병원도 마찬가지다. 삼성서울병원도 현재 모든 출입구에서 발열 체크를 진행하고 열이 있는 환자 등은 모두 선별진료 공간으로 보내고 있다.
이번에 마지막 메르스 양성 환자를 걸러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정부의 공식적인 종식 선언이 있을때까지 이러한 방역 체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메르스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고 적절히 대처하고 있는데도 잘못된 보도로 논란이 생겨 유감스러울 따름"이라고 털어놨다.
문제는 최근 독감이 유행하면서 병원의 로딩이 상당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열이 있는 환자들을 일일히 점검해야 하다보니 인력이 적지 않게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A대병원 관계자는 "우선 열이 38도 내외인 환자들은 선별진료소로 보내 격리 진료를 하다보니 인력과 시간이 만만치 않게 소요된다"며 "하지만 그렇다고 별도의 보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그는 "정부는 메르스를 알아서 막으라고만 하지 종식 선언도 하기 전에 사실상 지원을 중단하지 않았느냐"며 "이러다 또 환자가 나오면 어쩌려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