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열린 응급의학회 추계학술대회는 최근 젊은의사들 사이에서 뜨고 있는 응급의학과의 인기가 그대로 드러났다.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는 응급의학회 총 2000명 회원(전문의 1400명, 전공의 600명) 중 1400명이 참석해 학회장이 붐볐다. 이는 작년 대비 300여명이 증가한 수치다.
일부 세션은 좌석이 부족해 선 채로 강연을 듣는 등 학회장 곳곳마다 학회 참석한 이들로 성황을 이뤘다.
특히 이날 응급의학회가 발표한 2015년도 응급의학과 전문의 총조사 중간보고 결과는 성공적인 학술대회의 이유가 고스란히 드러나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응급의학회는 지난 2010년 첫번째 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5년만에 조사(응급의학과 전문의 360명 응답)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 5년간 권역센터 내 전문의는 103명에서 164명으로, 지역센터는 352명에서 579명으로, 지역 응급의료기관은 152명에서 336명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수의 증가는 곧 근무환경 개선을 뜻하기 때문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
실제로 응급실 종류별 근무일수 및 당직일수, 근무시간 등 근무시간을 조사한 결과 2010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권역센터의 경우 2010년 출근일은 20.8일에서 17.3일로 줄었으며 야간당직은 5.9일에서 5.5일로 감소했다.
또 월 근무시간은 242.4시간에서 196.3시간으로, 주 근무시간은 55.7시간에서 44.8시간으로 크게 줄었다.
반면 시간당 급여 수준은 인상돼 급여만족도 또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교수, 전임강사 등 각 직역별 의료진의 평균 시간당 급여를 조사한 결과 2010년 33만원에서 2015년 49만원으로 인상됐으며 그에 따라 급여 만족도는 2010년 5점 만점에 2.2점에서 2.7점으로 높아졌다.
이형민 응급의학과 전문의 총조사위원장(인하의대)은 "지난 2010년 첫번째 조사결과에 이어 이번 결과의 가장 큰 변화는 전문의 수가 증가했고, 그만큼 처우가 개선됐다는 점"이라며 "다만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첫번째 조사가 우리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 조사는 응급의학과 미래를 위한 것"이라며 "향후 응급의료 관련 정책을 마련하는데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응급의학과 전문의 총조사위원회 양혁준 고문(길병원)은 "내년부터는 조사위원회를 학회 내 상설기관으로 편입해 정책적 이슈를 만들고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이날 총조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응급의학과는 아직 개선해야할 점이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순천향대병원 박준범 교수(응급의학과)는 "응급환자 연 3만명이 내원하는 응급실의 경우 전문의가 7.8명 수준은 돼야하지만 현실은 5.14명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응급환자 3만명을 응급의학과 전문의 8명이 진료할 경우 근무시간은 월 91시간이면 되지만 5명이 진료하면 144시간으로 늘어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전공의가 있는 수련병원도 실정은 마찬가지"라며 "물론 과거에 비해 상황이 나아지긴 했지만 앞으로 단계적으로 더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