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배울 게 딱 한가지 있다."
건보공단이 실사를 나오기 전에 사전에 개선할 수 있는 기전을 마련해 달라는 주문이 나왔다.
현행 심평원은 평가 지표 공개 등을 통해 미리 병의원의 자발적인 개선을 촉구하는 데 반해 건보공단은 사전 개선 기전이 부족해 실사 대상자를 당혹케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지적이다.
18일 대한검진의학회는 그랑서울 나인트리컨벤션에서 제14차 학술대회 및 제9차 초음파 연수교육을 개최하고 검진 평가와 관련한 불만사항을 접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개선 사항 접수 현장에는 공단 건강증진실 정형태 부장이 참석한 만큼 병의원이 느끼는 수 많은 개선 관련 제언이 뒤따랐다.
검진의학회 회원들의 검진 관련 제안은 크게 ▲공단 실사 사전 예고제 시행 ▲대장암 검사 용어 명확화 ▲프로그램의 영수증 출력 기능 강화 등이다.
이욱용 회장은 "공단에서 실사를 많이 나오지만 처음 경험하는 회원들은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며 "먼저 사전 통지를 통해 개선할 수 있는 기전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심평원의 경우 약제비가 높거나 특정 약물의 처방 빈도가 높으면 사전에 공지를 통해 개선을 유도한다"며 "공단도 병의원에 무엇이 문제인지 알려주면 사전에 대비하고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리하게 실사를 추진하는 것보다 자율 개선 방향으로 가야 공단의 이미지도 좋아지는 것 아니겠냐"며 "병의원도 의도적으로 잘못을 저지른다기 보다 잘 몰라서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대장암 검사시 검사 항목이 분변잠혈검사인지, 대장내시경인지 명확히 표기해달라는 주문도 뒤따랐다.
현행 대장암 검사는 1차로 분변잠혈검사 후 피가 섞여나오는 양성 반응자에 한해 대장 내시경 검사나 대장이중조영검사를 실시한다.
이욱용 회장은 "대장암 검사로 뭉뚱그려 놓으니 대다수 환자들이 대장내시경을 받는다고 생각하지 분별잠혈검사를 받는다고는 생각치 못한다"며 "대장내시경인줄 알고 왔던 환자들에게 분별잠혈검사를 시행한다고 하면 항의하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분별잠혈검사의 경우 '대장암 검사를 위한 분별잠혈검사'로 표기해 줬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검진비용의 본인부담금 표기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이욱용 회장은 "검진비 중 10%를 부담하는 사람이 있고 아예 부담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며 "어떤 기준에서 부담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아예 영수증에 출력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결국은 이것도 환자들이 반발하는 내용이지만 적절한 설명이 없어 병의원이 돈을 더 받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살 수 있다"며 "차라리 다 같이 본인부담을 없애든지 아니면 10% 부담자에 대해서는 기준 설명을 영수증에 출력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리에 참석한 정형태 공단 부장은 "분별잠혈검사의 표기 문제는 프로그램의 수정으로 가능한 부분이지만 이를 대장내시경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문제는 다르다"며 "검사 항목은 질병관리본부의 심사기구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검진비의 10% 본인부담자에 대해서는 영수증 출력시 기준을 설명토록 기능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