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학평가에서 설립 20년도 지나지 않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이 100년 역사를 가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제쳤다.
성균관의대는 자율적인 연구 환경을 이유로 꼽고 내년에는 서울의대를 넘어 홍콩의대 등을 목표로 나아가겠다는 각오다.
성균관의대 이경수 학장은 21일 "영국 Times Higher Education이 주관하는 세계대학평가에서 성균관의대가 최초로 100대 대학에 입성했다"며 "설립 20년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혁혁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Times Higher Education의 세계대학평가는 전 세계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세계에서 가장 권위와 영향력이 있는 대학평가로 정평이 나 있다.
교육과 연구, 논문인용지수 및 세계화지수 등 대학 전반의 지표와 경쟁력을 지수화하게 되며 순위는 1위부터 100위까지만 발표해 세계 100대 대학으로 불린다.
이번 평가에서 성균관의대는 88위를 기록해 처음으로 세계 100대 대학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대학중에서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이 54위로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전통적으로 3대 의대로 꼽히는 연세의대와 가톨릭의대는 100위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1위의 영광은 옥스포드의대가 차지했고 하버드 의대가 2위, 캠브리지 의대가 각각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권에서는 8개 대학이 순위권에 진입했다. 싱가포르의대가 32위로 가장 높았고, 홍콩의대가 40위, 동경의대 42위 등의 순이었다.
성균관의대는 설립 20년이 되지 않아 100년 역사가 넘는 홍콩의대 등과 같은 반열에 올라선 것에 고무된 분위기다.
실제로 세부 평가 지표를 보더라도 성균관의대는 교육 분야에서 67.1점을 받아 홍콩의대 68점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고, 논문 편수와 연구비 수주, 평판도 조사도 70점대를 기록해 홍콩의대 82점을 바짝 쫓았다.
특히 기술이전수입 분야에서는 100점을 받아 하버드의대 91점, 동경의대 72점 등을 압도했다.
외국인 유학생 비율, 외국인 교수 비율 등에서 22점을 받는 등 홍콩의대 96점보다 크게 낮아 순위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연구와 교육 능력에서는 세계 명문 의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경수 학장은 "우리 대학에 기초교수가 38명으로 서울의대, 연세의대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며 "그러한 수적인 열세를 극복하고 세계적 명문 의대와 나란히 이름을 올린 것은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성균관의대는 이러한 성과의 바탕으로 자율적인 연구 환경과 세계 곳곳을 다니며 의대 홍보에 나선 노력을 꼽고 있다.
이 학장은 "몇몇 대학에서 교수 승진을 담보로 논문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이렇게 교수들을 압박하면 결국 전공의들만 죽어나는 꼴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균관의대는 교수들이 스스로 논문 거리를 만들고 자유롭게 원하는 곳에 투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오히려 이러한 자율성이 더 큰 효과를 본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는 "특히 세계 곳곳을 다니며 성균관의대를 알린 것도 평판도와 인지도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내년에도 더욱 높은 순위에 성균관의대가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