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66건 중 3건은 원 기술 개발자로부터 더 많은 정보를 수집 중이고, 17건은 쿡메디칼 영업 전략부서(Strategic Business Unit·SBU)와 비즈니스 개발 매니저가 제품화 가능성에 대한 실질적인 검토를 진행 중이며 236건의 경우 콘셉트에 대한 리뷰가 완료됐다.
특히 5건은 쿡메디칼 오스트레일리아(3건)·싱가포르(1건)·홍콩(1건)에서 실제 제품화 개발에 들어간 상태다.
배리 토마스 사장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신기술을 제품화하는데 무엇보다 의사들의 역할과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례로 의사들과 협력해 개발한 대동맥 스텐트 그래프트 일화를 소개했다.
쿡메디칼은 1994년 중반 대동맥 인조혈관 제품 아이디어를 가지고 호주 의사 2명과 함께 개발을 시작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사고로 대동맥이 터져 사망하는 일이 흔했는데 수술법으로 개복수술을 주로 시행했지만 회복이 더디고 합병증과 환자들의 고통이 크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중재시술을 통해 환자 사타구니 혈관으로 삽입해 대동맥 복부나 흉부 안에서 우산처럼 펼쳐져 막아주는 대동맥 인조혈관 제품화에 나선 것.
호주 의사 2명과 시작한 제품 개발은 이후 미국·영국·독일 의사까지 참여한 끝에 드디어 2000년 제품화에 성공했다.
쿡메디칼 본사가 있는 미국에는 개발에 돌입한 지 9년이 지난 2003년에서야 제품이 출시됐다.
물론 아이디어에서 제품화까지 긴 호흡이 필요했지만 의료현장에서 쌓은 의사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해 개발한 대동맥 인조혈관은 이후 4000억 원 시장을 형성한 블록버스터급 단일품목이 됐다.
배리 토마스 사장은 초창기 제품 개발에 참여한 호주 의사 2명과 함께 1년에 한 번 낚시를 갈 정도로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ANTT는 특히 임상현장 의사들의 아이디어가 의료기기업체와 연계돼 제품화되는 비율이 극히 낮은 한국에서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ANTT가 수집한 총 266건 중 65건(24%)은 의사로부터 수집한 아이디어와 신기술이었다.
이는 연구기관(86건·3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 ANTT가 추구하는 미션에 최적화된 국가라는 게 그의 설명.
배리 토마스 사장은 “한국은 각종 IT 기술과 전자산업이 발달한 기술혁신적인 국가로 이런 기술력과 잘 갖춰진 의료·헬스케어시스템이 접목된다면 더 좋은 제품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덧붙여 “뛰어난 의료진들을 보유한 병원들이 많기 때문에 제품화를 위한 최적의 테스트 환경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제품화에 필요한 임상시험·인허가 등 관련 제도가 들쑥날쑥하지 않고 예측가능하다는 점도 한국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쿡메디칼이 바라보는 한국시장에 대한 생각도 듣고 싶었다.
형식적인 답변을 피하고자 한국시장의 부정적인 면을 먼저 부각시켜 소개했다.
“한국의 의료수준이 높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아시아국가 중 중국보다 시장규모가 훨씬 작고, 여타 국가들과 비교해 규제 중심적인 건강보험제도로 다국적기업의 영리활동에도 제약이 따른다.”
배리 토마스 사장에게 돌아온 대답은 이랬다.
“쿡메디칼 미국시장 대비 한국 매출은 1.7%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국 인구는 약 5000만 명으로 호주 2300만·대만 2300만 명과 합친 것보다 더 많다. 한국시장이 작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더불어 “쿡메디칼 입장에서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중국·호주·일본에 이어 4번째로 큰 시장이다. 중요한 건 호주와 일본은 성장이 멈췄고 중국의 경우 아직 발전이 될 됐다는 점”이라고 밝혀 한국시장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특히 “쿡메디칼코리아는 의사들의 수준이 높고 의료시스템이 잘 갖춰진 한국에서 어떻게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쿡메디칼 역시 한국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환자에게 어떻게 혜택을 돌려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