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번에 381개 유전체를 스캔해 500여종의 돌연변이를 체크하고 20개에 달하는 표적치료제를 처방합니다.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맞춤 치료 클리닉이죠."
삼성서울병원 위암센터 손태성 센터장은 최근 오픈한 개인 맞춤 암 치료 클리닉의 의미를 이같이 요약했다. 진정한 맞춤 의료를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갔다는 자평이다.
손 센터장은 4일 "현재 위암 치료는 두가지 줄기로 발전하고 있다"며 "바로 로봇수술과 복강경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과 진행암을 잡기 위한 맞춤 표적 치료"라고 설명했다.
그는 "항암 치료 효과가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지만 내성이 생기거나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 예후가 그리 좋지 않았다"며 "삼성서울병원이 유전체 기반의 맞춤 치료에 주목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삼성서울병원은 삼성유전체연구소의 캔서스캔(Cancer Scan)이라는 암 유전체 진단 키트를 이용해 암 속성을 파악한 뒤 이에 대한 맞춤 처방을 진행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한번에 381개에 달하는 유전자를 대상으로 맞춤 항암제의 표적인 돌연변이 500여종을 스캔해 원스톱으로 처방까지 이어지는 방식이다.
손태성 센터장은 "많은 기관에서 유전체 분석 기반 맞춤 치료를 도입하고 있지만 유전체 분석부터 병리학적 검사, 이어지는 처방까지 원스톱으로 클리닉 내에서 이뤄지는 곳은 삼성서울병원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삼성서울병원이 진행중인 엄브렐러 임상시험이 맞춤 치료에 한발 더 다가서는 기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삼성서울병원만의 강점이라는 것.
엄브렐러 임상시험(umbrella trials)이란 하나의 질병에 대해 여러 가지 약물의 효능을 테스트하는 방법으로 MD앤더슨이 도입해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개념의 임상시험이다.
하나의 약을 투약하고 반응을 살핀 뒤 치료가 되지 않으면 다른 약물을 고려하는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별 특성을 파악해 전체적인 치료계획을 총체적으로 적용하는 방식.
손 센터장은 "환자의 유전체적 특성과 종양의 특징을 미리 분석해 표준치료를 진행하며 신약 적용을 대기하는 방식"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 다음 단계 치료방법을 미리 세팅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되며 국내에서는 삼성서울병원만이 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내에서 쓰이는 표적치료제는 허셉틴이 사실상 유일하다시피 하다"며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은 글로벌 제약사 등과 엄브렐러 임상시험 계약을 통해 20개 이상의 표적치료제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더 다양한 환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기반으로 삼성서울병원은 향후 2년간 200여명의 전이성 위암 환자에게 맞춤 치료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태성 센터장은 "내년말까지 유전체 기반 신약이 투여 가능하다"며 "약 200여명의 환자에게 그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위암 분야에서 최초로 유전체 기반의 맞춤 치료를 시작한 만큼 세계에서 이 분야에 독보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